일본 도쿄증권거래소(TSE)가 상장 종목의 일일 가격 제한폭을 지금보다 확대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주가가 700∼1000엔인 종목만 전일 종가 대비 100엔의 가격 제한폭이 있었다. 이번에 가격 제한폭이 확대되면 해당 종목은 하루에 가격이 150엔까지 오르내릴 수 있게 된다.
가격 제한폭이란 주가가 하루에 움직일 수 있는 폭을 제한해 놓은 것이다. 한국 증시는 모든 종목에 대해 가격 제한폭을 15%로 정해 놓고 있다. 상한가와 하한가는 바로 이 가격제한폭 때문에 생긴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런 제한폭은 선진국 증시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일례로 미국에서는 가격 제한폭이 없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자연스럽게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제한을 둘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가격 제한폭을 두는 이유는 주가가 비이성적인 투기 심리에 휘말려 지나치게 급등락하는 것을 막아 보자는 취지다. 따라서 비이성적인 투기가 적은 선진 증시일수록 이런 가격 제한폭을 잘 두지 않는다.
한국 증시에서도 가격 제한폭은 계속 확대돼 왔다. 과거에는 제한폭이 하루에 8%였던 적도 있었지만 점차 10%, 12%, 15%로 늘어났다.
비이성적인 투기가 많이 사라지면 언젠가 한국 증시에서도 가격 제한폭이 없어질지도 모른다. 상한가와 하한가라는 단어가 사전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