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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안되는 영어교육]“대안 찾자” 다양한 실험들

입력 | 2006-09-20 03:00:00


영어 사교육비를 줄이면서 영어를 잘하게 하는 방법에 대해 영어 교육전문가들은 “공교육인 학교 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고, 영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길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국내에는 체험영어학습현장으로 영어마을이 생겼고 테솔(TESOL ·비영어 사용자에 대한 영어교육) 자격증 수업을 통한 영어교사 재교육이 시도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에서는 간판과 공문서 등이 영어로 병기돼 준공용어처럼 쓰인다.

○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

“Are you ready?” “Yes!” “OK, Let's go!”

교사 조안나 핑크 씨와 20여 명의 학생은 이쑤시개와 신문지로 만든 ‘낙하산’을 2층에서 순서대로 떨어뜨렸다. 대화는 모두 영어다. 경기 포천시에서 온 박종민(12·초등 6년) 군은 “중력에 대해 영어로 수업을 들었는데 대부분 이해했다”며 뿌듯해했다.

국내 최대의 영어마을인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는 4월 개원 후 지금까지 42만여 명이 다녀갔다. 프로그램 참가자는 13만 명. 하루 평균 5000명이 방문한다. 파주캠프의 특징은 쿠키 만들기, 뮤직비디오 찍기, 영어 방송하기 등 다양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이 진행된다는 것.

경기영어마을 권은희 전략기획팀장은 “단기 프로그램으로 영어 실력이 갑자기 늘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영어를 공부 대상이 아니라 생활에 녹아든 언어로 느끼게 하고, 흥미를 유발시키는 것은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 한국외국어대 테솔 주말반 교실

강사인 미셸 트로티에 씨는 영어교재 두 권을 교사들에게 보여 주며 “이 두 교재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라고 물었다. 영어 교수법, 교재 개발법 등에 대한 강의로 교사들을 영어 전문가로 양성하는 이 프로그램에는 초중등학교와 사설학원 영어교사인 ‘학생’ 16명이 참여하고 있었다. 수업은 100% 영어로 진행됐다.

한 교사가 “왼쪽 교재에 빈 공간이 더 많다”고 말하자 트로티에 씨는 고개를 끄떡이며 “빈 공간이 많은 교재가 창의적으로 수업하기에 더 좋다”고 설명했다.

인천 신대초등학교에서 지난해 영어 전담 교사를 맡았던 윤지영(24·여) 씨는 “학교 영어수업의 경쟁력은 교사가 좌우한다”면서 “영어 전담 교사의 실력을 높일 수 있는 지원이 더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 준공용어 시험장, 경제자유구역

인천의 영종도 송도 청라지구, 부산·진해 및 광양만 일대 세 곳의 경제자유구역에서는 공문서가 영어로 접수 처리된다.

장수만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청장은 지난해 5월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경제자유구역 내에서는 영어를 공용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각 경제자유구역의 초등학교 2곳에서는 2008년부터 수학, 과학 등을 외국어로 가르치는 ‘영어 몰입교육’이 시범 실시되고 있다. 평가를 거쳐 2010년부터 확대된다.

○ 유럽은 사회 과목도 영어로 공부

유럽의 여러 국가도 영어교육의 새 방법 찾기에 고심해 왔다.

네덜란드는 1989년 중고등학교에 ‘내용중심 언어 학습법(CLIL·Content and Language Integrated Learning)’을 도입했다. 역사, 지리, 생물, 음악 등의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것. 2006년 현재 90여 개 학교가 이 방식을 활용한다.

노르웨이 오슬로의 카스텔레트 초중등학교는 영어와 사회 과목을 통합해 가르치고 있다. 교사들은 원어민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교재를 개발해 수업한다.

이 학교의 토릴 로에겐 교감은 “사회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면 자연스럽게 영어가 숙달된다”면서 “교사들이 구체적 교육 방법, 교재 등을 함께 논의해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현 기자(팀장)

장원재 기자=세부 마닐라(필리핀)

싱가포르

조은아 기자=헬싱키 엘리메키(핀란드)

스톡홀름(스웨덴)

오슬로(노르웨이)

헤이그 아른험(네덜란드)

박형준 기자=후쿠오카(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