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태국 방콕에서 있었던 ‘동방신기’의 콘서트에는 1만4000명의 관객이 몰렸다. 사진 제공 SM엔터테인먼트
15일 오후 태국 방콕 실롬에 위치한 한 음반 체인점. ‘베스트셀링 앨범 톱10’ 코너에 신화, 비 등 한국 가수의 음반이 5장이나 놓여 있다. 그 옆에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의 음반만 따로 모아 놓은 코너도 있었다.
같은 날 밤 방콕 ‘임팩트 아레나’에 동방신기의 콘서트를 보러 1만 4000여 명의 관객이 몰렸다. 다음 날 슈퍼주니어는 시드방송사의 음악쇼에 외국인 최초로 출연했다.
동방신기나 슈퍼주니어, 신화 모두 태국 음반사를 통해 라이선스 음반을 내놓았을 뿐, 이곳에서 연예 활동은 전무했다. 하지만 이들의 노래는 태국 해외음악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세븐과 비를 시작으로 형성된 한류 열풍으로 기획사들은 최근 아시아 투어에서 태국을 꼭 포함시키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한세민 해외사업 총괄이사는 “태국은 동남아시아 중앙에 위치해 동남아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나라”라고 말했다.
태국이 한류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이유는 아이돌 음악인 ‘틴 팝’ 시장이 태국 음악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 이는 한국 음악 시장과도 비슷하다. 여기에 CD 테이프 등 오프라인 음악시장이 아직 살아 있는 것도 이유 중의 하나. 태국 민간연구기관인 ‘카시콘’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음반 시장은 2004년에 비해 11.7% 성장했으며 2002년 이후 매년 10%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과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직접 현지 가수들을 발탁해 시장을 공략하기도 한다. 이 경우 소속사가 태국에 진출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19세 소년 쿤을 ‘제2의 비’로 키우고 있으며 일본 남성 아이돌 사단 ‘자니스’는 형제 듀오 ‘골프&마이크’를 발탁했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정욱 이사는 “태국에서 한류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방콕=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