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출신으로 국가대표까지 했던 축구인들이 김의수 서울대 체육교육학과 교수의 정년퇴임을 맞아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강신우 이용수 씨, 김의수 교수와 부인 김경신 씨, 김종환 이강석 황보관 씨(왼쪽부터). 양종구 기자
“아, 그때 (황보)관이 네가 골을 넣었지? 우리가 고려대를 이길 때도 있었는데….”
“예, 맞아요. 교수님.”
서울대 출신으로 국가대표까지 했던 축구인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18일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김의수(65·체육교육학) 서울대 교수 정년퇴임식 자리. 서울대 축구부의 ‘대부’인 김 교수를 축하하기 위해 황보관(85학번) 일본 오이타 트리니타 유소년육성부장과 강신우(78학번) 대한축구협회 기술국장, 이용수(77학번) 세종대 교수, 김종환(81학번) 중앙대 교수, 이강석(77학번) 서울체고 감독 등 서울대 축구부가 잘나가던 시절 스타들이 다 모였다.
황보 부장은 캐넌슈터의 원조. 강 국장은 1982년 뉴델리 아시아경기대회 대표. 이 감독은 화랑 충무 시절인 1980년 충무 팀에서 활약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대표를 지냈던 구한식(81학번) 서울 강일중 감독도 참석했다. 서울대 축구부 출신으로 축구대표를 지냈던 왕년의 축구스타는 모두 10명.
이들은 이날 1986년 11월 9일 대학 최강 고려대에 4-1로 이기는 등 잘나가던 시절을 떠올리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강 국장은 “오랜만에 다 모이니 자연스럽게 옛날 얘기가 많이 나왔다. 특히 1978년 대학연맹전에서 동아대를 2-0으로 꺾고 사상 첫 승을 거두던 얘기 등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은 “서울대가 고려대를 이겼다는 게 사실이냐”며 깜짝 놀랐다고.
서울대 출신 축구인들은 1970년부터 2005년까지 서울대 축구부의 역사를 정리해 ‘카멜롯의 추억’이란 책도 출간했다. 카멜롯은 영국 중세 시대 아서왕의 전설에 나오는 도시. 축구 발전을 위해 뛰었던 서울대 축구부를 원탁의 기사들이 모여 국가를 위해 몸 바쳤던 카멜롯에 비유한 것이라고.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