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와서 가끔 시간이 나면 밤에 남대문시장을 구경해요. 모자를 푹 눌러쓰고 ‘변장’하고 간답니다. 오늘도 갈지 몰라요.”
중국 여배우 장쯔이(사진)가 21일 개봉하는 영화 ‘야연’을 홍보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19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장동 W호텔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그는 작고 가냘파 보였다.
‘야연’은 혼돈의 시기인 5대10국 시대를 배경으로 황실 사람들의 음모와 배신, 욕망을 그린 대서사 무협극. 장쯔이는 황태자(대니얼 우)와 사랑하지만 그의 아버지와 결혼한 비운의 황후 완 역할을 맡았다. 실제로 그런 상황이 일어난다면? 그는 “도망가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완은 사랑 때문에 울면서도 현실적이고 때론 표독스러운 인물. “이렇게 복합적인 캐릭터를 맡게 된 건 배우로서 행운이죠.” ‘와호장룡’ ‘영웅’ 등 비슷비슷한 영화에 출연한다는 지적에 “주요 배급사들이 무협 대작만 선택하기 때문이며 실제론 작은 영화에도 출연한다”고 강조했다.
몸매나 피부 관리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유감스럽지만 ‘야연’에 나온 전라의 아름다운 뒷모습은 제가 아닙니다.” 대역을 썼다는 것. 그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매운 것을 좋아해 김치를 잘 먹는다”고 덧붙였다.
장쯔이는 지난해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 출연해 할리우드에서 가장 성공한 동양인 여배우가 됐다. “아시아 배우가 할리우드에서 맡는 역할은 한정돼 있어요. 가치 있는 영화에 출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할리우드는 하나의 훈련 과정이지 목표는 아니거든요. 한국 영화요? 언어 문제가 있지만 말 못하는 역할이라도 꼭 출연하도록 해 주세요. 한국 감독님들!”
환한 미소가 아름다운 중국 여배우 장쯔이 생생화보
‘황후 변신’ 장쯔이의 반라 노출 화제작 ‘야연’ 스틸컷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