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환자 어떤 운동이 좋을까
요즘처럼 날씨가 조금씩 쌀쌀해지는 때 유난히 괴로운 사람들이 있다. 바로 관절이 쑤시고 아파 참기 힘든 관절염 환자들이다. 특히 9, 10월은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기간이어서 몸이 적응이 안 돼 환자도 늘어난다.
척추관절 전문 나누리병원 장일태 원장은 “기온이 낮아지면 몸의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관절 부위의 근육과 인대가 수축되고 관절이 뻣뻣해진다”면서 “관절염 환자 대부분이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낮은 새벽녘에 심한 관절 통증을 느낀다”고 말했다. 평소 관절염이 있는 사람에게 맞는 운동과 올바른 생활 자세에 대해 알아봤다.
▽관절염 여성이 많아=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기 쉬운 퇴행성관절염과 면역기능의 이상으로 생기는 류머티스관절염이 대표적이다. 대개 55세 이상 환자의 80%가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었으며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3배 정도 많다.
류머티스관절염도 마찬가지로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3, 4배 많다. 관절염은 흔히 나이가 들어 생기는 퇴행성 노인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비만, 외상 등 다른 발병 요인으로 젊은 나이에도 관절염을 앓는 환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특히 류머티스관절염의 경우는 30, 40대에서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수영, 걷기, 고정식 자전거 효과=관절염이 있다고 아예 움직이지 않으면 관절 주위의 근육이 더욱 굳어져 근력이 떨어지고 점점 더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운동이 필요한 이유다. 그렇다고 격렬한 운동보다는 규칙적이고 가벼운 운동이 좋다.
운동을 하기 전 준비운동과 끝낸 후 정리운동은 필수. 관절염 환자에게 가장 간편하고 효과적인 운동은 가볍게 걷기와 수영 및 고정식 자전거 타기다.
수영은 정상적인 관절 운동을 유지시키고 관절의 유연성과 근육 강화, 지구력을 키워 주는 데 효과가 크다. 무릎 관절에 많은 부담을 주는 평영보다는 자유형과 배영이 더 좋다.
고정식 자전거 타기는 관절에 부담을 덜 주고 체력을 증진시키는 좋은 운동. 좌석 높이를 조절해 발판이 아래에 있을 때 무릎을 곧게 펼 수 있도록 하는 게 요령이다. 만약 운동 중 관절이 뻣뻣해지는 경직현상이 있거나 운동을 끝낸 2시간 뒤에 통증을 느낀다면 운동 종목을 바꾸거나 운동량을 줄이도록 한다.
걷는 운동이 관절염에 좋다고 하지만 등산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온다.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은 관절에 무리를 주므로 평지 걷기가 좋다. 평지 걷기도 너무 많이 하면 오히려 해가 되므로 하루 30분 정도가 적당하다. 달리기나 계단 오르내리기 등도 관절이 약한 사람은 피한다.
▽여성 관절염에 좋은 자세=외국 여성의 경우는 엉덩관절(고관절)에 관절염이 많은 반면 국내 여성은 유난히 무릎 부위에 관절염이 많다.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 기어 다니며 걸레질을 하는 습관 등 좋지 않은 자세가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물걸레질을 해야 한다면 자루가 있는 걸레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서울척병원 장상범 원장은 “부엌 싱크대 앞에 같은 자세로 오래 서 있는 것도 바꿔야 할 습관”이라며 “10∼20분씩 번갈아 가며 다리의 중심을 옮겨 체중을 양쪽 다리로 분산해 무릎관절에 무리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양대 의대 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배상철 교수는 “오랫동안 한 자세로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뜨개질이나 한쪽으로만 메는 가방 등도 몸의 불균형을 가져와 여성 관절염의 주된 원인이 되므로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퇴행성관절염 자가 진단표
1.무릎 관절이나 그 주위가 한 달 이상 지속적으로 아팠다.
2.무릎을 움직일 때 소리가 난다.
3.무릎 관절이 옛날에 비해 더 딱딱하게 튀어나왔다.
4.무릎 관절을 손으로 눌렀을 때 아프다.
5.지금까지 한 번이라도 손가락 마디가 한 달 이상 지속적으로 아팠던 적이 있다.
6.손가락 마디 중 딱딱하게 튀어나온 것이 있다.
7.손가락 관절 중에서 딱딱하게 튀어나오면서 변형이 된 것이 하나라고 있다.
※3개 이상이면 퇴행성관절염이 의심되므로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