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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50기 국수전…신수에 울고 웃고

입력 | 2006-09-20 03:00:00


윤준상 4단의 매복에 박정상 6단이 단단히 걸려든 한 판이었다.

우변 흑 11의 갈라침에 백 12로 붙이는 정석은 흑 29가 결정판으로 등장하면서 사라졌다. 참고1도의 흑 ○에 백 1로 두면 흑 2가 안성맞춤이다. 따라서 백은 참고2도처럼 백 1로 꼬부려 나가게 되는데, 이 또한 나중에 흑 A를 당하면 대마가 허약해지기 때문에 백이 좋지 않다는 게 10여 년 전에 나온 결론이다.

그런데 윤 4단은 철지난 정석을 태연히 들고 나왔다. 사전에 연구를 했던 것이다. 그가 준비한 백 30은 신수. 이하 흑 55까지 흑을 납작하게 누르며 너끈히 살아 한 방 먹였다. 여기서 명암이 갈렸다. 이때의 격차가 끝까지 이어졌다.

박 6단은 국후 김승준 9단과 신수(백 30)에 대해 검토했다. 패자가 대국장에 남아 복기에 골몰하는 경우는 드물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은 그 아픔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을 줄 아는 이에게나 해당된다. 박 6단이 이 바둑 직후 일본에서 후지쓰배를 석권한 것은 그런 이유가 있다. 172수 끝, 백 불계승. 168…130, 171…165의 곳.

해설=김승준 9단 글=정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