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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年된 장수기업 삼양사 M&A로 젊어진다

입력 | 2006-09-20 03:00:00

변영욱 기자


삼양그룹은 올해로 창립 82주년을 맞는 ‘장수(長壽) 기업’이다.

기업 역사는 길지만 소비자들에게 알려진 부분은 많지 않다. 많은 사람이 그룹 주력회사인 삼양사를 이 회사와 전혀 무관한 ‘라면 회사(삼양식품)’로 오해할 정도다.

요즘 이 ‘오래된 기업’이 달라지고 있다. 2년 전 기업이미지(CI)를 대대적으로 바꾼 뒤 회사를 알리고 키우는 데 열심이다.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이다.

이런 변신의 중심에는 창업 3세대인 김윤(53·사진) 회장이 있다. 최근 김 회장을 만나 삼양그룹의 확장과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 M&A로 덩치 불린다

삼양그룹은 2004년 3월 김 회장 취임 이후 △한국 하인즈 가공유지 부문(2004년) △액정표시장치(LCD) 부품제조업체 아담스테크놀러지(2005년) △ 패밀리레스토랑 세븐 스프링스(2006년)를 잇달아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워 왔다.

삼양그룹은 앞으로도 M&A로 2010년까지 연매출을 현재 3조 원에서 5조 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김 회장은 M&A에 대해 “현대 기업의 기본적인 성장정책”이라고 말했다. M&A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빠른 시간 안에 검증된 시장과 제품, 조직 인재, 자산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지금도 협상 중인 M&A 건이 있어요. 요즘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도 유심히 살피고 있습니다. 최근 2∼3년 국내 매물은 가격이 너무 올라 인수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실제로 김 회장은 평소에도 분주히 외국을 드나들며 사업 기회가 많은 개발도상국 기업, 최신 기술을 갖고 있는 선진국 기업 등 선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사냥감’을 찾고 있다. 2010년까지 2조 원 정도를 M&A에 투입하겠다는 것이 삼양그룹의 계획이다.

○ 장수비법은 정도 경영

김 회장은 부침(浮沈)이 많은 시장에서 살아남은 비결에 대해 “경영자가 정도(正道)를 걸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영자가 편법을 써서 직원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면 조직이 무너진다는 것.

김 회장에게는 아들만 둘 있다. 둘 다 대학생이다. 앞으로 어떻게 할까.

“본인 의사를 따라야죠. 관심이 있으면 경영을 시키겠지만 회사에 들어오면 우선 철저히 검증할 겁니다.”

‘기업가 가정’에서 자란 그가 생각하는 ‘기업가 정신’은 무엇일까.

“도전과 개척이죠. 그런데 요즘엔 그게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돈을 벌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목소리도 있는데, 정치 탓만 할 건 아니에요. 기업도 함께 만들어 가야죠.”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