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박물관이 22일부터 12월 22일까지 여는 기획전 ‘지안 고구려 유적의 어제와 오늘’에는 옛 고구려 수도인 국내성 일대를 1930년대에 촬영한 사진과 올 4, 5월 같은 곳에서 촬영한 사진이 나란히 전시돼 중국이 어떻게 고구려 유물을 훼손했다가 동북공정을 위해 급조했는지가 드러난다. 사진 왼쪽은 태왕릉의 1930년대 전경(위)과 현재 모습이며 오른쪽은 1930년대 남아 있던 국내성 성벽 유적(위)과 아파트 단지가 우후죽순으로 들어서 훼손된 현재의 풍경이다. 사진 제공 성균관대
고구려 유적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성균관대박물관(관장 송재소)은 22일부터 3개월간 ‘지안(集安) 고구려 유적의 어제와 오늘’ 기획전을 연다고 19일 밝혔다.
기획전에는 200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장군총, 통구 12호 벽화, 오회분 5호묘 발굴 모습 등 옛 고구려 수도인 국내성 일대를 1930년대에 촬영한 유리원판 사진 120점이 전시된다. 유리원판은 현재 사진 촬영에 쓰이는 셀룰로이드 필름이 나오기 전에 쓰였던 필름이다.
이 유적들의 모습은 올해 4, 5월 같은 위치에서 촬영된 사진과 함께 전시돼 중국이 동북공정을 위해 급조한 복원 모습과 개발로 인한 훼손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금은 파손돼 일부만 남아 있는 통구 12호 벽화의 발견 직후 사진과 오회분 5호묘 발굴 사진 등은 이번에 최초로 공개돼 그 의미가 더 크다.
사진은 20년간 조선총독부 박물관장을 지내며 조선문화재를 총괄한 후지타 료사쿠(藤田亮策)가 식민 사관의 하나인 만선사관(滿鮮史觀)을 확립하기 위해 중국 지안을 조사하며 촬영한 것이다. 1926년부터 경성제대 교수로 재직한 그는 식민사학의 대표자로 꼽힌다. 성균관대가 1953년 사진을 후지타의 지인에게서 구입해 소장해 오다 2년 전에 정리 작업을 시작해 1875장 중 고구려 관련 사진 300점을 추려내 120점을 전시한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