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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홈]주부가 당첨되고 남편이 분양금 납부땐 증여세 불가피

입력 | 2006-09-21 02:55:00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2차 분양이 마감된 후 청약자들의 관심은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당첨자 발표에 쏠려 있다.

그러나 소득이 없는 배우자나 자녀 명의로 당첨됐을 때는 난감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계약금은 물론이고 향후 중도금 납입 과정에서 국세청의 자금출처 조사를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 판교신도시 전용면적 25.7평 초과 중대형 아파트는 가족 구성원 중 청약 자격이 되는 사람은 모두 도전해볼 수 있었기 때문에 당첨확률을 높이기 위해 가족 전원이 청약한 경우가 적지 않다.

국세청은 당첨자 발표 이후 이뤄지는 계약이 끝나는 대로 계약자 명단을 확보해 계약 당사자의 나이, 직업, 신고소득을 종합 검토한다. 또 계약 당사자와 가족 구성원, 관련 기업의 자금흐름도 면밀하게 분석해 자금출처를 검증할 예정이다.

특히 자력으로 자금을 마련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계약자에 대해서는 계약금은 물론이고 중도금과 잔금을 낼 때마다 자신의 돈으로 납입했는지 철저히 분석한다.

계약금이나 중도금, 잔금을 대출로 조달했을 때는 대출이 적정하게 이뤄졌는지, 자신의 돈으로 갚아나가는지도 계속 관리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이 과정에서 자금 마련에 한계를 느껴 전매가 제한돼 있는 분양권을 불법 거래한 사실이 적발되면 계약 당사자를 관련 기관에 통보해 당첨을 취소하고 부동산중개법 등 관련법규 위반 혐의를 적용토록 할 방침이다.

신세균 국세청 부동산거래관리과장은 “자금부담이 큰 판교 중대형은 중간에 분양권을 불법 거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판교 입주 및 전매제한 기간이 끝날 때까지 조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세청은 올해 3월 판교 1차 분양 때 자금출처 조사를 진행해 총 31명의 계약자를 세금탈루 혐의자로 지목해 조사 중이다.

결국 전업주부가 당첨됐을 때는 남편이 분양대금을 대신 내줄 수밖에 없는데 이때는 많게는 수천만 원의 증여세를 각오해야 한다.

김종필 세무사에 따르면 실질분양가(채권손실액 포함) 7억9436만 원짜리 판교 43평형 아파트에 당첨된 후 자금출처를 밝히지 못하면 남편에게서 증여받은 것으로 간주돼 모두 8887만2000원의 증여세가 부과된다.

자금 부족으로 계약을 중도에 해지하면 계약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아파트 공급가격의 10%를 위약금으로 물어야 한다. 판교신도시 44평형 아파트의 위약금은 약 5600만 원이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