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앞으로 개발예정지 상가는 오르고, 도심 오피스텔 상가는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등 상가시장에 ‘양극화’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수원시의 한 상가건물. 동아일보 자료 사진
■ 신규 분양 잇따라 주택매매는 안정세 예상
올해 부동산 시장의 최대 관심사였던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1, 2차 분양이 마무리됐다.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차분히 생각해보고 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기존 주택 매매시장은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개발과 뉴타운의 인기도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의 박원갑 부사장, 부동산컨설팅업체 유엔알 박상언 대표,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담당 프라이빗뱅커(PB) 등 3명의 전문가로부터 추석 이후 부동산시장의 움직임을 △기존주택 매매 △재개발 및 재건축 △상가 및 토지 등 분야별로 들어봤다.
○ 기존주택 매매는 전반적으로 안정될 듯
박 부사장은 판교 분양 이후에도 은평뉴타운 등 대규모 택지지구의 신규분양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어 기존주택 매매시장은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판교신도시 후광 효과로 상승세를 탔던 경기 성남시 분당구와 용인시도 판교 분양이 마무리되면서 추석 이후에는 큰 상승이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박 대표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입지여건이 좋은 6억 원 이하의 ‘옐로칩 아파트’는 완만한 상승세를 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 대표는 “8월 중순부터 컨설팅회사를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특히 실수요자들을 주축으로 6억 원 이하 아파트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년부터 1가구 2주택에 대해 양도소득세가 무겁게 부과되지만 2주택자들은 이미 주택을 정리했거나 장기보유 또는 증여를 염두에 두고 있어 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PB도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중과로 인한 매물은 이미 시장에서 많이 소화됐다며 추석 이후에도 기존주택 매매시장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재개발 ‘강보합세’, 재건축 ‘약보합세’
전문가들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과 성동구 성수동을 중심으로 재개발과 뉴타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 부사장은 재개발은 정부의 재정비촉진지구 발표 등으로 다시 한번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그동안 재개발, 뉴타운 지역의 지분 값이 너무 많이 올라 투자자들이 사기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대체로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박 PB도 재개발은 지역별로 소폭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전반적으로는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박 대표는 일정면적 이상 토지를 구입할 때 관할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토지거래허가제 시행으로 재개발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은 개발이익환수제, 기반시설부담금제 등 강도 높은 규제 때문에 앞으로도 상승세를 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에 의견을 같이했다.
○ 상가, 재료따라 양극화 현상
상가는 종합부동산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호재 때문에 투자수요가 몰려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12월 종부세 고지서를 받아본 투자자들이 다시 한번 상가 시장에 눈을 돌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30억∼100억 원대 상가 빌딩과 사옥은 여전히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수요 대기자들도 많다는 것.
노령인구 증가 등으로 안정적인 수입을 원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어 상가 수요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상가 시장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도심 오피스텔과 주상복합 상가 등은 세입자를 못 구해 어려움을 겪는 반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나 개발 예정지 상가 등은 계속 오르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것.
박 대표는 “민간소비 증가세가 올해 상반기(1∼6월) 4.6%에서 하반기(7∼12월) 3.7%로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며 “투자가치가 있는 근린상가나 택지지구 내 상가를 제외하고는 침체기에 접어들 수 있다”고 예측했다.
토지는 상승기에는 가장 나중에 상승세를 타고, 하락기에는 가장 먼저 불황에 진입하는 특성이 있어 앞으로 1, 2년 내에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박 부사장은 “토지는 주택과는 달리 실수요자가 많지 않아 당분간 침체가 계속될 것”이라며 “현재 매매가가 작년 말에 비해 30∼50% 떨어진 토지 매물이 많지만 새 주인을 못 찾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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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