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목 뉴라이트노동연합 상임대표 23일 오후 서울 63빌딩 별관에서 열린 뉴라이트노동연합 창립대회에서 권영목 상임대표가 노동연합의 정식 출범을 알리는 개막 연설을 한 뒤 주먹을 불끈쥐어 올리고 있다./[연합]
80년대 후반 노동운동하다 ‘해고’ 됐던 노조위원장과 당시 ‘회사 대표’가 20여년 만에 ‘노사협력’이라는 같은 목표로 다시 만났다.
주인공은 권용목 뉴라이트신노동연합(이하 신노련) 상임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권 대표는 1988년 현대엔진공업 노조위원장을 하다가 해고됐고, 이 전 시장은 당시 대표이사였다.
두 사람은 23일 서울 여의도63빌딩에서 열린 신노련 창립대회에서 그야말로 ‘반갑게’ 재회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얼마 전 권 대표께서 기자회견을 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 이렇게도 사람이 변할 수도 있구나’ 생각했다”며 “진정한 노동자의 삶의 권익이란 바로 일자리의 창출에 있다는 권 대표의 말 대한민국의 희망을 본다. 참으로 잘 돌아오셨다. 다시 만나서 반갑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모습으로 새로운 장에서 우리는 다시 만났다. 오늘은 대한민국 노동사에 신기원”이라며 “상생의 노사관계라는 신천지를 개척하겠다는 여러분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자 애국자”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제 대한민국 경제도 신바람 내며 다시 살아나고, 국민 모두가 희망찬 미래를 얘기할 그 날을 기대한다. 그날은 반드시 올 것”이라며 “저도 일을 통해 행복을 찾는 건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기꺼이 동참 하겠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이제는 노동운동의 ‘적’이 바뀌어야 한다. 노사는 협력해야 한다”며 “예전에는 노사문제를 우리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로만 보고 투쟁했다”고 일종의 ‘자기 반성’을 했다.
그는 “좋은 물건을 만들어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게 하고 국내외 가리지 않고 자본을 끌어 모으면 좋은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며 “이 일은 우리 노동자들 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주의가 무너져 시장이 엄청나게 넓어졌고, 세계 각국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그로부터 20년이 흘렀다. 나중에 우리가 어디 서 있을까. 이대로 가다간 저 끄트머리에 서 있을 것이다. 우리 노사협력을 위해 함께 질주하자”고 강조했다.
신노련은 창립선언문에서 △노사협력을 위한 가치관 개혁 △노동현장의 합리적 중재자 역할 추구 △일터 사랑 실천운동 △새로운 일자리 창출 △전문화된 노동자 양성을 5대 강령으로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 전 시장 외에도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국민중심당 신국환 공동대표,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 권영세 최고위원, 나경원 대변인, 전재희 의원, 박재완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또한 김진홍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 백헌기 한국노총 사무총장, 이석연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공동대표 등 시민단체 인사들이 찾아 눈길을 끌었다.
‘노사 협력을 통한 좋은 일자리 창출’을 표방하는 신노련은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 23개 시ㆍ군에 지역조직을 갖고 있으며 이원건 전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양재헌 전 한국전력 본사 노조위원장, 주동식 전 한국핵연료노조위원장 등 노동자 1500여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