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의 국내파 피아니스트 김선욱(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3년·사진) 군이 세계 4대 콩쿠르인 리즈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 첫 우승의 감격의 안았다.
김 군은 24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영국 리즈 타운홀에서 끝난 제15회 리즈 국제피아노 콩쿠르 결선에서 앤드루 브라우넬(미국)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독일 에센 폴크방 국립음대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 밟고 있는 김성훈(28) 씨는 이 대회에서 5위를 차지했다.
이번 콩쿠르에는 39개국 235명이 참가 신청서를 냈으며, 김선욱 군은 최연소로 6명 가운데 우승자를 가리는 결선에 올라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1번을 연주해 갈채를 받았다.
한국인이 리즈 콩쿠르에서 우승하기는 이번이 처음. 1975년 정명훈 씨가 공동 4위를, 1984년에는 서주희 씨가 2위, 1990년에는 백혜선 씨가 5위를 기록한 바 있다.
3세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 김 군은 지난해 9월 열린 클라라 하스킬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콩쿠르 사상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다.
중학교 졸업 후 곧바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 입학한 대학생으로 순수 국내파 피아니스트. 현재 김대진 교수를 사사하고 있고 장래 세계적인 지휘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7일부터 시작된 이번 콩쿠르는 25일 리즈대학 그레이트홀에서 6명의 결선 진출자들이 출연하는 갈라 콘서트가 열리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리즈 콩쿠르는 1963년 창설돼 3년 마다 한번씩 열리며, 차이코프스키, 퀸 엘리자베스, 쇼팽 등 세계 3대 콩쿠르 못지않은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차이코프스키 콩쿠르가 사정상 열리지 못해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리즈 콩쿠르에서 우승하면 런던 필하모닉, BBC 심포니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기회가 많아져 그만큼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니엘 하딩이 이끄는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다음달 1일 내한공연에서 협연자로 선정된 독일 출신 라르스 포그트(36)도 1990년 콩쿠르 2위 수상자이며, 라두 루푸(루마니아), 드리트리 알렉세예프(러시아) 등도 이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김 군은 우승이 확정된 뒤 “한국인으로서 세계 무대에 설 수 있는 발판 마련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군은 이번 우승으로 런던 필하모니등과의 협연 등 100여차례 공연이 이뤄질 예정이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