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실, 외국어 교육 시설, 골프 연습장, 찜질방, 노래방, 당구장, 카페테리아….’
대전과 충남 지역 대학 기숙사가 ‘확’ 달라지고 있다.
사생활이 없고 딱딱해 군대 내무반 같던 분위기는 옛말. 마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처럼 각종 편의시설을 누리는 가운데 독립성을 보장받으면서 커뮤니티(공동체) 생활이 가능하다.
외국인 유학생과 같이 생활하면서 외국어와 외국 문화를 배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기숙사 신축 및 증설 붐=충남 아산의 순천향대는 26일 ‘글로벌 기숙사’ 개관식을 갖는다. 지상 5층, 지하 1층, 건물 6개 동(4917평)으로 수용인원은 1067명.
대전의 배재대는 18일 1082명을 수용할 수 있는 ‘배재국제언어생활관’ 준공식을 가졌다. 기존 기숙사 인원(800여 명)까지 합쳐 전교생(8000여 명)의 23%가 기숙사 생활이 가능해졌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2월 1000명 규모의 기숙사를 추가로 신축했고, 천안 단국대는 1000여 명 규모의 기숙사를 추가로 짓기로 하고 내년 2월 착공한다.
▽고급 빌라 버금가는 시설=순천향대 기숙사의 경우 원룸 형태에 방별로 제어가 가능한 에어컨과 축열식 온돌 난방이 갖춰졌다.
공용 시설로는 세미나실, 정보검색코너, 당구장(80평), 헬스센터(50평), 세탁실, 노래방, 식당, 매점, 당구장, 찜질방, 독서실, 요가실, 글로벌라운지 등이 들어섰다.
교환학생인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시펜스버그대 스테판 벌리슨 씨는 “중국 학생까지 글로벌라운지에서 만나 어울릴 수 있다”며 “미국의 대학 기숙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배재대 기숙사는 방이 4, 6, 16인실 등 크기와 형태가 다양하다. 사적 공간은 상층에 배치해 독립성을 높였고 저층에는 강의실 및 생활 편의시설을 뒀다.
공용시설로 학습실과 세미나실, 인터넷실, 휴게실, 세탁실, 체력 단련실, 어학 실습실, 식당, 카페테리아, 실내 골프연습장, 편의점 등을 갖추고 있다.
1인당 기숙사비는 학기당 53만5000∼59만5000원으로 원룸이나 하숙비의 20% 수준.
▽외국어와 외국 문화 학습장=외국 유학생과 공동으로 생활하는 기숙사는 선문대가 원조. 이 대학 기숙사에는 현재 국내 학생 1400여 명과 외국 유학생 700여 명이 같이 생활한다.
배재국제언어생활관은 외국어와 외국 문화를 익힐 수 있도록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 5, 6개국의 유학생 500∼600명을 입소시켜 배재대 학생들과 공동생활을 하도록 할 계획. 기숙사생을 대상으로 영어와 중국어 강의도 병행할 방침이다.
정순훈 배재대 총장은 “생활관은 단순히 잠자고 식사하는 공간이 아니라 국제화를 도모하는 하나의 캠퍼스”라고 말했다.
순천향대 글로벌 기숙사도 영어권과 중국 유학생 170명을 입소시켜 공동생활을 하게 한다. 국내 학생과 외국 학생이 공동으로 회의를 하고 노래 경연대회 등을 하면서 서로 언어를 가르쳐 주는 프로그램을 아예 과제(주당 8시간가량)로 채택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