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머리를 어떻게 감느냐고요? 여기는 물이 흐르지 않고 떠다녀요.(^.^) 위생 관리를 하기가 진짜 힘들다니까요.”
세계 최초의 여성 우주관광객 아누셰 안사리(39) 씨가 국제우주정거장(ISS) 생활을 자신의 우주블로그(spaceblog.xprize.org)에 자분자분 풀어놓고 있다. 18일 발사된 후 일기 형식으로 올라오는 그의 글에 전 세계 누리꾼 2000여 명의 댓글이 쏟아졌다.
그는 “우주비행사들은 젖거나 마른 수건으로 목욕을 하고 양치질한 물은 뱉지 않고 삼키는데, 이를 박하향 효과라고 부른다”고 적었다. 머리 감는 방법은 “물주머니를 가져와서 천천히 머리 위에 커다란 물방울을 만든 다음 조심스럽게 드라이샴푸를 이용해 씻어 낸다”고 소개했다. 조금만 빠르게 움직여도 작은 물방울들이 사방으로 흩어지기 때문에 부드럽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
그는 “왜 우주인들이 머리를 짧게 깎는지 알겠다”며 “머리 감는 과정을 비디오로 찍어 놨으니 지구로 돌아가면 꼭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물이 귀한 ISS에서는 모든 물이 재생돼 사용된다. 젖은 물건은 물론 작업복의 땀까지 공기건조기를 통해 수집된 뒤 정화돼 식수 등으로 재사용된다. 우주비행사들 사이에서는 “우리는 서로의 땀까지 마시는 특별한 사이”라는 농담이 오간다고 안사리 씨는 전했다.
그는 “우주선이 90분 간격으로 궤도를 돌기 때문에 하루에 32차례 아름다운 일출과 일몰을 본다”고 했다. 그는 “동료들과는 정기적으로 회의를 하면서 각자 바쁘게 생활한다”며 “학교 기숙사 같지만 서로가 지겨워져도 딴 곳으로 갈 수 없고 계속 얼굴을 맞대야 하는 게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