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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캘린더]아르페지오네를 위한… ‘첼로의 외출’

입력 | 2006-09-29 03:01:00

첫 내한공연을 하는 독일 첼로의 거장 마리아 클리겔. 사진제공 유로아트


‘아르페지오네’는 기타와 비슷한 모양을 가지고 있지만 첼로처럼 다리 사이에 세워 활로 켜는 악기였다. 현재 이 악기는 사라졌지만 이름은 명곡 속에 영원히 살아 남았다. 바로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이 소나타는 슈베르트가 슈스테라는 연주가에게 작곡을 의뢰받고 이 악기를 위해 작곡한 곡으로 현재는 주로 첼로와 피아노로 연주된다.

29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는 독일 첼로계의 거장인 마리아 클리겔이 연주하는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의 아름다운 멜로디를 들을 수 있다. 이번 공연은 그녀의 첫 내한 독주회 무대다.

클리겔은 1981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로스트로포비치 국제콩쿠르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로스트로포비치는 그녀에 대해 “자클린 뒤 프레 이후 최고의 여류 첼리스트”라고 평한 바 있다.

1986년부터 독일 쾰른 국립음대 교수로 재직 중인 그녀는 고음악에서 현대음악에 이르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다양성과 새로운 레퍼토리를 발굴하려는 그녀의 관심은 계속해서 현대 작곡가들을 자극해 그에게 많은 곡을 헌정하게 했다. 작곡가 빌헬름 카이저-린더만도 그를 위해 1995년 ‘첼로와 퍼커션을 위한 넬슨을 위한 오마주’를 작곡하기도 했다. 이 곡의 성공으로 클리겔은 2년 뒤인 1997년 남아프라카공화국 전 대통령인 넬슨 만델라 앞에서 직접 이 곡을 연주했고, 만델라는 당시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세계 유수의 지휘자와 오케스트라가 함께 협연하고 싶어 하는 첼리스트로 정평이 나 있는 클리겔은 또한 세계적으로 음반이 가장 잘 팔리는 첼리스트 중 한 명이다. 현재 60장이 넘는 그녀의 레코딩은 항상 열광적으로 환영 받아왔다. 쉬니케의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콘체르토’를 녹음할 당시 작곡가는 “클리겔의 연주는 이 작품에 대한 레코딩의 표준”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녀는 이번 공연에서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외에도 바흐의 ‘아리아’,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F장조’를 들려준다. 또한 송희송이 이끄는 서울 솔리스트 첼로 앙상블과 함께 클리겔의 리드로 빌라-로보스의 곡도 연주할 예정이다. 협연은 2002년 28세라는 젊은 나이에 빈 국립음대 피아노 교수로 부임한 피아니스트 얀 고트립 이라체크가 맡았다. 3만∼7만원. 02-539-2952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