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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기자의 퀵 어시스트]농구선수들이 왜 뛰었을까

입력 | 2006-10-04 03:00:00


프로농구 SK 김태환 감독, 강양택 코치와 문경은 전희철 임재현 등 주전선수들은 지난 일요일 서울 청계천과 한강 일대를 달리는 하이서울마라톤에 참가했다.

전날까지 2박 3일 동안 제주에서 열린 강도 높은 팀 워크숍에 참석하느라 몸은 녹초였지만 이들은 힘든 기색도 없이 SK의 연고지인 서울 시민에게 사인을 해 주고 기념사진 촬영에도 일일이 응했다.

19일 시즌 개막에 앞서 팬들과 미리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 구단 로고가 새겨진 단체 티셔츠까지 입고 함께 달렸다.

빡빡한 훈련 스케줄 속에서도 기꺼이 팬들을 위한 무대에 나선 SK는 올해 들어 ‘사랑의 파트너’라는 이름 아래 다양한 사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8월에는 중증아동요양시설을 방문했고 지난달에는 어린이 복지시설을 찾았다. SK 선수들은 몸이 불편하거나 불우한 형편의 이웃을 위해 식사 준비와 지원, 목욕 봉사, 청소 등으로 땀을 흘렸다. 단순한 일과성 이벤트는 아니라는 게 SK 측의 설명이다.

지난 시즌 신인왕인 SK 방성윤은 이미 미국프로농구(NBA) 하부리그인 미국농구개발리그(NBDL) 노어로크에서 뛸 때 비슷한 경험을 했다. 연고지에 있는 학교에 다니는 문제아나 비행청소년들을 체육관에 초청해 농구를 가르쳐 주는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솔직히 가욋일로 생각하면 귀찮을 수도 있지만 농구를 통해 학생들의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했습니다.”

SK는 시즌 개막에 맞춰 장학금 2000만 원을 집안이 어려운 체육특기생에게 전달하고 연말에는 투병 중인 농구인에게 1000만 원의 성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런 활동을 SK만 하는 건 아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챔피언 모비스는 지난달 휠체어 국가대표농구팀과 친선경기를 하며 장애 체험을 했다. 모비스 우지원은 “휠체어를 타고 농구를 해 보니 얼마나 힘든지 깨달았다. 앞으로 코트에서 더 열심히 뛰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은 교통사고로 세상을 뜬 김현준 코치를 기리는 장학금을 만들어 해마다 유망주를 지원한다. 코트의 선행에 굳이 ‘노블레스 오블리주’(고위층과 유명인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의무) 같은 거창한 단어까지는 필요 없을 것 같다. 그저 팬들을 위하는 따뜻한 마음으로 작은 것 하나라도 실천하면 되지 않을까.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