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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본단지 분양 또 연기… 존립 흔들

입력 | 2006-10-09 19:08:00

시멘트 주고 뺨 맞고…9일 인천항에서 북한의 수해 복구를 돕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시멘트가 야적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날 북한의 핵실험 발표 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전달될 예정이던 시멘트 지원 보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인천=연합뉴스


■ 남북경협 올스톱 위기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남북경협 사업인 개성공단 사업과 금강산관광 사업이 큰 타격을 받게 됐다. 한국 정부가 국제적인 대북제재 흐름에 동참해 사실상 대북 지원 효과가 있는 이들 사업을 중단시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6월로 예정됐다가 이달 중순으로 미뤄진 개성공단 본단지 분양이 또다시 연기될 처지가 됐으며 공단의 존립 자체도 흔들리게 됐다. 개성공단 분양을 맡고 있는 한국토지공사는 9일 “남북한 관계와 국제 정세 등 상황을 지켜보며 분양 일정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입주를 검토했던 한 의류업체 대표는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을 해 주는 개성공단 진출을 검토해 왔지만 북핵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 어렵지 않겠느냐”며 입주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이미 개성공단에 진출해 있는 업체들도 공단 철수라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시계 제조업체 로만손의 장호선 전무는 “북한 핵실험 등으로 위기가 증폭되면 개성공단의 장점이 줄고 사업 자체가 존폐의 기로에 설 수 있다”며 “사정이 나빠질 경우에 대비해 개성공장 생산물량을 중국, 홍콩 등의 공장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강산관광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아산은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대북사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이 회사는 금강산관광 사업이 중단될 경우 사실상 회사 경영이 불가능한 상황을 맞게 된다.

이날 오후 내내 긴급 대책회의를 연 현대아산 측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며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금강산 관광객은 급격히 감소했으며, 가을 성수기인 9월에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 사실이 발표된 이날 오후에는 금강산 관광객 6명이 예약을 취소했지만 예약자의 대다수인 1100명이 2박 3일 일정으로 북한으로 향했다. 하지만 10일 출발 예정인 금강산 관광객 1200여 명 중 150명 안팎이 예약을 취소하는 등 사태 추이에 따라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아산 측은 “일부 예약 취소 문의가 있기는 하지만 큰 혼란은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특별한 조치가 없는 한 금강산관광 사업은 예정대로 진행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