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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군사제재 선택 장애물 많아 대응책 놓고 한미갈등 커질듯

입력 | 2006-10-10 02:40:00


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 핵실험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을 놓고 “전례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동북아 지역의 역학관계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미국의 군사대응 쉽지 않을 듯=대다수 전문가는 미국이 군사적 제재 방안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 등은 “미국이 군사적 대응을 선택하면 미국 측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수백만 명의 난민이 국경을 넘어올 것을 핵무기만큼이나 두려워하는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북한이 120만 명 규모의 군대와 다량의 화학무기, 미사일 1만1000기를 보유하고 있어 대북 공격을 감행하면 북한의 보복 공격으로 수도 서울을 비롯해 한국 전역이 큰 피해를 보게 된다”면서 “일단 (군사행동이) 시작되면 북한이 언제 멈출지 알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로버트 아인혼 고문은 “정부가 북한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과 10, 11개가량의 무기를 만들기에 충분한 양의 플루토늄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보관 장소를 알지 못하는 등 효과적인 군사 대응에 장애물이 있다”고 말했다.

랜드 코퍼레이션의 브루스 베넷 박사도 “미국이 영변의 소형 원자로를 폭격하면 대규모의 방사능 낙진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며 “가장 큰 원자로 2곳만 폭격하는 방안이 있기는 하지만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 가속화를 억제할 수는 있어도 이미 보유 중인 다른 무기를 없앨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미 공조 균열 가능성 높아져=미 국가안보회의(NSC) 출신인 외교전문가 대니얼 폰먼 씨는 “미국의 대북 압박이 한층 강화되고 한미 갈등도 커질 것”이라며 “미국은 포용정책을 고집할 가능성이 높은 한국 정부를 설득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조지프 시린시오네 미국진보센터(CAP) 연구원은 “북한은 핵실험을 강행한다고 하더라도 한국과 중국의 경제 원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모종의 확신을 가진 듯하다”고 분석했다.

피터 벡 국제위기감시기구(ICG) 동북아사무소장은 “북한 핵실험은 아시아 핵무장 경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국 일본 대만 등이 ‘방어용’ 핵무기 보유를 주장한다면 미국에는 고민거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외교관계위원회의 에버하르트 잔트슈나이더 위원장은 “미국의 대북 제재는 나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번 위기는 미국이 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에 나섬으로써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