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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현 "베어벡 감독 위해 승리 선사하겠다"

입력 | 2006-10-10 16:38:00


남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고 했다.

잉글랜드 2부 리그(챔피언십)에서 뛰다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하자마자 7경기 만에 2골을 터뜨리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는 설기현(27·레딩 FC)이 그랬다.

시리아와의 2007아시안컵 축구대회 예선을 하루 앞둔 10일 경기 파주시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단체 기자회견. 설기현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주눅 들지 않고 거침없이 뛰는 이유에 대해 "스티브 코펠 감독의 신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울버햄프턴에서 자주 경기에 나가지 못했고 2006 독일 월드컵에서도 이렇다 할 활약을 못했지만 이번 시즌 들어선 코펠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뛰었고 그 결과 주전까지 꿰찼다는 것.

설기현은 핌 베어벡 대표팀 감독과도 믿음으로 연결돼 있다. 베어벡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 때 코치로 대표팀을 지도한 뒤 한국을 떠났지만 벨기에 주필러리그를 자주 찾아 당시 안데를레흐트에서 뛰고 있던 자신에게 조언을 많이 해줬다고. 설기현은 "서로를 너무 잘 알다 보니 대표팀에만 오면 마음이 편안하다. 하지만 베어벡 감독님을 위해서라도 그라운드에선 더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설기현은 11일 시리아와의 경기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고 신뢰를 주는 "베어벡 감독을 위해 승리를 선사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영표(토트넘 홋스퍼)와 조재진(시미즈 S펄스)도 "승리로 팬들을 즐겁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수문장 김영광(전남)은 이운재(수원)의 공백을 틈타 '골키퍼 세대교체'를 하겠다는 각오.

3승1무(승점 10점)로 B조 선두인 한국은 이번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본선 행을 확정짓게 된다. 이란(2승2무)에 이어 조 3위(1승1무2패)인 시리아는 엔트리 2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15명의 최소 인원만 파견하는 성의 없는 모습을 보였다.

파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