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관광 비상등 북한의 핵실험으로 남북교류에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10일 금강산 관광객들이 탄 버스가 남측으로 돌아오는 모습이 철조망 사이로 보인다. 이들은 9일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핵실험을 했다고 발표하기 이전에 관광을 떠난 사람들이다. 고성=변영욱 기자
북한의 핵실험 여파로 금강산 관광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10일 현대아산에 따르면 이날 금강산 관광을 떠날 예정이던 1263명 가운데 395명이 관광을 포기해 취소율이 31.2%나 됐다. 이는 전날 취소율 4%의 8배에 가까운 수치다.
11일 출발 예정인 1563명 중에서 관광을 취소한 사람이 얼마인지는 집계되지 않고 있다고 현대아산 측은 밝혔다.
금강산 관광객을 모집하고 있는 일선 여행사에는 관광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금강산 관광을 취소하는 사람은 늘어날 전망이다.
동화항공여행사 관계자는 “10일 하루 금강산 관광을 취소하거나 연기한 사람이 100여 명”이라며 “요즘은 단풍이 절정기여서 북한 핵실험 전에는 취소나 연기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현대아산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금강산 예약을 취소한 고객들에게 관광요금을 100% 환불할 계획이다. 평상시 금강산 관광 예약을 취소하면 요금 중 50%만 환불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아산 측은 10일 관광을 포기한 사람 중 250명이 경남도청과 경기성남시청, 감리교 등 지방자치단체와 교회의 단체 관광객이며 개인 관광객의 취소율은 평일 평균 취소율인 4∼6%와 비슷한 5% 선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핵 사태가 금강산 관광 최대 성수기인 10월에 터져 금강산 관광이 계속된다 하더라도 현대아산의 손실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 회사는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올해 금강산 관광객 목표를 지난해(30만 명)보다 3만 명 줄인 27만 명으로 조정했지만 북한 핵실험이라는 메가톤급 악재로 이마저도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아산 측은 “북한의 핵실험이 중대한 사안이긴 하지만 남북의 군사적 충돌도 아니고 금강산에서 관광 중인 관광객들의 신변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며 “관광일정을 정상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산에 따르면 10월에 금강산 관광을 떠나겠다고 예약한 고객은 약 4만 명으로 이 중 9일까지 약 7000명이 금강산 관광을 다녀왔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