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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기자의 퀵 어시스트]‘AG 악연’에 떠는 삼성 安감독

입력 | 2006-10-11 03:00:00


삼성 안준호(50) 감독은 아시아경기대회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

8년 전인 1998년. 안 감독은 신생 SK 사령탑이었다. 1998∼99시즌을 앞두고 그는 대학 졸업반 최대어로 꼽힌 현주엽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하고는 만세를 불렀다. 한국 최고의 센터라는 기존 멤버 서장훈에 현주엽까지 가세하면서 당장 우승이라도 한 듯 기뻐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안 감독은 1998년 12월에 열린 태국 방콕 아시아경기대회 대표로 서장훈과 현주엽이 일찌감치 차출되면서 오히려 성적 부진에 시달리다 시즌 초반 경질되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남자농구대표팀 사령탑은 경희대와 실업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은 절친한 선배 최부영 감독이었다.

‘서장훈-현주엽 효과’를 누리기는커녕 중도 하차의 쓴맛을 본 안 감독은 오랜 야인 생활 끝에 지난 시즌 삼성에서 우승 헹가래를 받으며 명예를 회복했다.

이런 그가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둔 요즘 다시 아시아경기대회 악몽에 시달린다. 삼성 ‘베스트5’ 가운데 서장훈 강혁 이규섭이 12월 카타르 도하 아시아경기대회의 18명 예비 엔트리에 들어가 있어서다. 10개 팀 가운데 3명이 뽑힌 팀은 삼성이 유일하며 LG, KCC, KT&G는 한 명도 없다.

안 감독은 “팀 전체 연봉의 70% 가까이 차지하는 이들이 모두 빠진다면 전력에 큰 구멍이 뚫린다”고 답답해했다. 게다가 강혁과 서장훈은 현재 부상으로 재활을 하고 있어 정상 컨디션도 아닌 상황.

묘하게도 이번 대표팀 지휘봉 역시 최부영 감독이 맡고 있다.

지도자로서 아시아경기대회와 악연이 생긴 안 감독은 정작 현역 때인 1982년 인도 뉴델리 아시아경기대회에 대표로 출전해 12년 만의 농구 금메달을 이끌며 서울시내에서 카퍼레이드를 하고 훈장까지 받았다.

16일 발표되는 12명의 최종 엔트리에 선발되는 프로 선수는 다음 달 6일부터 합숙에 들어가게 돼 19일 개막되는 이번 시즌 54경기 중 적어도 15경기 이상 빠지게 된다. 2년 연속 우승을 향한 안 감독의 묘수가 궁금해진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