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군 지휘관회의 윤광웅 국방장관이 주재하는 전군 주요지휘관회의가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려 북한 핵실험에 따른 안보 상황 등을 점검했다. 이번 회의는 북한 핵실험 강행에 따라 지난달 27일에 이어 이례적으로 13일 만에 다시 열린 것이다.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훈구 기자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반도에 미군 전술핵무기가 재배치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을 끌고 있다. 북한이 현실적으로 핵무기를 갖고 남측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만으로는 안보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의 핵무장론은 북한의 핵실험이 있었던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불거져 나왔다.
이근식 열린우리당 의원이 “대다수 국민은 핵이 한반도에 있어야 안심한다”며 “한국이 전술핵을 가져 북한과 군사적 불균형이 아니라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일부 의원들이 핵무장론을 제기한 것.
한나라당 고조흥 의원은 “북한에서 비핵화 합의를 깬 것인 만큼 1991년 철수한 주한미군의 전술핵무기를 재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김학송 의원도 “핵을 자체적으로 개발하지 못하면 미국의 핵우산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과연 이게 튼튼하냐”고 이 자리에 참석한 윤광웅 국방부 장관을 추궁하기도 했다.
1950년대 말 처음 배치된 주한 미군의 전술핵은 1991년 12월 비핵화 공동선언으로 전면 철수됐다.
그러나 전술핵 재배치는 미국의 전 세계에 대한 핵전략이 바뀌어야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도 많다.
남북 비핵화 공동선언은 미국이 자국 외 전 세계 국가에 배치된 핵무기를 모두 철수시키면서 자연스럽게 이뤄졌던 것인 만큼 한국에 전술핵을 재배치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핵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하기 때문.
한 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전술 핵을 재배치할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의 전술핵 재배치 문제가 북핵 억지를 위한 옵션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핵실험이 사실로 확인되면 북한의 핵 보유가 확실해지는 만큼 핵 공격 시 ‘방어’를 주목적으로 하는 미사일방어(MD) 체제뿐만 아니라 북이 핵 공격 자체를 시도하지 못하도록 ‘억지력’ 확보를 위한 전술핵 재배치 논의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끊이지 않고 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