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이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한명숙 국무총리에게 긴급 현안 질의를 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여야는 10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와 본회의를 잇달아 열어 북한 핵실험과 관련한 정부의 책임과 대책을 추궁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햇볕정책과 대북 포용정책이 완전히 실패했다고 규정하고 대북정책의 전면 수정과 대북지원 중단을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핵실험을 막지 못한 정부의 책임을 추궁하면서도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과 여야의 초당적인 대처를 강조했다.
한명숙 국무총리는 “포용정책이 핵실험을 막는 데 실패했다고 자인한다”며 “전반적인 포기라고는 할 수 없지만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왔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또 북한으로부터 핵실험 사실을 사전 통보받지 못한 데 대해 “중국을 통해 연락을 받았고 (북한으로부터는) 직접 연락받지 못했다. 이 부분에 대해 상당한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한명숙 “대북포용정책 실패…군사제재는 반대”
▽정부, “남북정상회담 검토, 포용정책 폐기 안돼”=한 총리는 향후 대책과 관련해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대북특사 파견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유용하다고 말하면서 “작년 여름부터 당국 간 채널을 통해 북측에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정상회담을 하자’고 했고 북한도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지만 정세와 시기가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햇볕정책 때문에 북한이 핵개발을 했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북한 주민들이 우리에게 적개심을 갖지 않도록 하는 이런 정책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이 “정부는 북핵 불용, 평화적 해결, 우리의 주도적 역할이라는 북핵문제 해결의 3원칙이 현 시점에서 실패했다고 인정하느냐”고 묻자 이 장관은 “예”라고 대답했다. 이 장관은 여야 의원들이 책임론을 거론하자 “책임을 회피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대북지원 전면 중단” vs “남북교류 계속”=이해봉 의원은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일체의 대북 지원과 개성공단 및 금강산 사업을 전면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임종석 의원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중단하면 긴장 조성으로 이어질 수 있고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가 보게 된다”며 “인도적 지원과 민간 교역은 지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중국을 방문했던 열린우리당 이화영 의원은 “중국에서 북한 고위 관계자를 만났더니 ‘미국과의 대화를 간절히 원한다. 핵실험은 남측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남북대화가 급속히 단절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