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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뻐서 먹기 아깝다"…먹을거리에서 볼거리로

입력 | 2006-10-11 17:28:00

동아일보 자료사진


"이게 뭐야? 보석처럼 생겼네. 과자 같기도 하고, 장식품 같기도 하고…."

"설탕이래. 너무 예뻐서 먹기 아깝겠다."

11일 서울 중구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식품매장.

최근 이곳 조미료 코너에 디자인 설탕인 '까나수 디자이너 슈가'가 선보였다.

디자인 설탕은 갖가지 모양과 색깔들로 만들어진 설탕.

꽃 별 하트 인형 모양의 설탕이 있고, 커피 잔에 빨대처럼 꽂아 녹여먹도록 만든 스틱 형, 파랑 보라 분홍 노랑색으로 물들인 결정체 등 종류도 많다.

프랑스나 영국 등 유럽에서는 흔히 볼 수 있지만 국내에선 일부 고급호텔에서만 선보였다. 김은구 신세계백화점 가공식품 담당 바이어는 "'보는' 맛까지 즐길 수 있어 특히 젊은 주부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눈'으로 먹는다

먹을거리에서 화려한 볼거리로 변신하는 식품이 점점 늘고 있다.

초콜릿이나 케이크, 화과자 등 제과업계에선 눈을 즐겁게 하는 제품들이 나온 지 오래.

최근에는 조미료는 물론 과일, 채소 등 신선 식품들이 독특한 모양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맛이나 기능보다는 미적인 요소를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충남 예산군 대흥면에 있는 '삼박골' 표고버섯 농장에서는 하트, 클로버, 별 모양의 버섯을 팔고 있다. 현대와 갤러리아 백화점은 11월 별 모양의 귤을 선보일 예정이다.

장석윤 삼박골 농장 대표는 "농산물에도 명품, 고급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새로운 모양의 버섯을 개발했다"며 "재배가 까다로워 소량만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찾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톡톡 튀는 용기에 담긴 제품들도 인기가 높다.

현대백화점에서는 기존의 쌀 포장 대신 우유팩이나 두꺼운 천에 담아 파는 쌀이 잘 팔린다. 올리브 오일, 바질 식초, 시럽 등 수입 조미료는 유리병 모양과 색깔 등이 특이해 장식용으로 사가는 사람이 많다.

●색깔 파괴…이색 컬러 마케팅으로 입맛 자극

분홍색 청국장, 노란 토마토, 검정 사과, 빨간 바나나….

상식을 깨는 파격적인 색깔로 변신한 먹을거리도 또 하나의 볼거리다.

현대백화점에서는 노란 토마토, 블랙 사과를 내놓았다. 속이 빨간 '토파즈 멜론', 푸른빛의 '청망고'도 최근 선보인 이색 과일.

롯데백화점에서는 붉은색 '모라도 바나나', 노란색의 '황금사과'를 판 적이 있다. 최근에는 청국장 알갱이에 딸기, 감귤 초콜릿을 입힌 분홍색, 오렌지색의 청국장 '청국장이 빠띠쉐를 만나면'을 선보였다.

천희수 현대백화점 생식품 담당 바이어는 "쇼핑에 재미를 주기 위해 이러한 제품들을 선 보인다"며 "다른 유통 매장과 차별화할 수 있어 홍보효과도 괜찮다"고 말했다.

정임수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