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북한의 핵실험 강행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은 핵실험으로 심각한 반발에 직면할 것”이라며 “동맹국들과 미사일방어(MD)체제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역사적으로 북한과 직접 대화하는 방식은 별로 효과적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북-미 간 양자협상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섰던 이전 (빌 클린턴) 행정부의 노력을 치하하지만 북한과의 협상은 ‘목소리(voice)’가 많을수록 좋다”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 성공 발표에 대응해 탄도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대한 우방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을 이미 감행한 시점에서 새로운 ‘레드라인(한계선)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전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도발적으로 북한을 침공하려 한다는 건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며 “외교적인 길이 열려 있음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고자 한다면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CNN방송과의 회견에서 “미국의 군사적 선택 가능성을 북한이 알 필요가 있기 때문에 테이블 위에 놔두고 있지만 미국은 북핵 문제를 외교적 평화적으로 풀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미국의 대북 정책이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쏟아졌지만 부시 대통령은 “외교적 해결은 시간이 걸리는 것일 뿐 결코 실패는 아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음은 회견 주요 내용.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폐기하도록 하려는 노력이 실패로 돌아갔음에도 불구하고 대북 정책이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가.
“외교는 언제나 선택이다. 미국 국민에게 이를 이해시키는 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북핵 문제는 외교적으로 풀어야 한다.”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는데 ‘한반도 비핵화’라는 미국의 원칙에는 변화가 없는가.
“변화가 없다. 다른 우방국들도 미국의 이런 입장을 지지한다.”
―북한의 인권문제가 진전이 있다고 보는가.
“북한 인권대사를 임명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내가 대통령이 된 이후 가장 가슴 아팠던 순간은 백악관에서 요코타 메구미의 어머니를 만났을 때이다. 그가 자신의 딸이 북한에 의해 납치된 얘기를 들었을 때 가슴이 아팠다. 대북 인권 압력을 넣기 위한 우방국과의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외교적으로 문제를 풀려면 미국 하나 보다는 여러 국가의 목소리가 효과적이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