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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외국인 매수세 다행” 증권사대표 “언제 돈 빼갈지 몰라”

입력 | 2006-10-12 03:00:00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가운데)과 김한길 원내대표(왼쪽)가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증권선물거래소를 방문해 이영탁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오른쪽)에게서 북한 핵실험 이후 주식시장 현황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경제 기자


“정책 불확실성을 없애 달라.”

“외국인을 대하는 일관된 기조가 필요하다.”

국내 증권회사 사장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선물거래소를 방문한 열린우리당 지도부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날 김근태 당의장을 비롯해 김한길 원내대표, 강봉균 정책위의장, 원혜영 사무총장 등 여당 지도부와 의원 등 12명은 북한 핵실험 이후 국내 증시 동향을 살피기 위해 증권거래소를 찾았다. 이 자리에는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대표 6명이 참석했다.

간단한 인사말이 끝난 뒤 김 의장은 “사장단 여러분의 건의사항을 말해 달라”고 했다.

증권사 사장들은 작심한 듯 평소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쓴소리를 차례로 했다.

최명주 교보증권 사장은 “시장에선 3∼6개월 뒤에 어떤 정부 정책이 나올지 몰라 불안해한다”며 “증시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풀고 정책 지원을 하는 것도 좋지만 예측 가능하게 일을 처리해 줬으면 한다”고 했다.

홍성일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시장도 심리”라며 “강봉균 정책위의장께서 평소 친(親)시장 정책을 강조하시는데, 앞으로 친외국인 정책 기조를 일관되게 펴는 게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주문했다.

최근 외국인투자가들이 주식을 팔고 한국을 떠나는 것에는 반(反)외국인 정서에도 일부 원인이 있다는 의미였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사실 북한 핵 문제가 터졌을 때 외국자본 이탈이 가장 걱정이었는데 외국인들이 매수세를 보여 다행”이라고 했다.

하지만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은 “외국인들이 ‘내색은 안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이) 그 어느 때보다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외국인들이 주식을 산 것은 일단 시장을 안정시켜 놓고 빠져나가기 위한 제스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노 사장은 이어 “44조 원의 주식형 펀드가 현재 증시 버팀목인데 대규모 환매(중도 인출)가 벌어진다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며 “시장이 급박할 때는 연기금 등으로 정부가 발 빠르게 개입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내놨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