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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기질환 예방 백신 어떻게 맞나

입력 | 2006-10-16 02:58:00


《아침저녁 쌀쌀한 기온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계절이다. 이 시기엔 감기 독감 폐렴 등 호흡기질환 환자들이 늘어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노인이 호흡기질환에 걸리면 치료 기간이 길고 자칫하면 심각한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최근 이런 호흡기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백신이 나왔다. 미리 백신을 맞으면 호흡기질환뿐만 아니라 심각한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다. 호흡기질환 예방 백신의 종류와 호흡기질환 예방법을 알아두자.》

▽독감 예방 백신 지금이 적기=독감은 ‘독한 감기’가 아니다. 감기와는 발생 원인이 전혀 다른 질병이다. 감기는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가 원인이지만 독감은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에 의해서만 발생한다. 독감은 발열 두통 근육통 피로감 등 전신 증세뿐만 아니라 목 부위 통증, 기침, 가래 등 호흡기 증세를 보인다.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폐렴에 의한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독감은 12∼3월에 유행하므로 항체가 생기는 기간과 예방효과 지속기간을 고려하면 10월 중순, 늦어도 11월에는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백신은 80%가량의 예방 효과가 있으며 6개월 정도 효력이 지속된다. 접종 대상자는 65세 이상 노인과 생후 6∼23개월 된 영유아, 임신부 만성질환자 폐·심장질환자 등이다.

지난해에는 독감 백신에 방부제인 치메로살이 함유돼 논란이 일었다. 올해 출시된 대부분의 독감 백신은 치메로살 함유량이 적거나 아예 없다. 국내 10여 곳의 제약회사에서 독감 백신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는 보건소에 독감 백신 보급이 늦어져 현재는 병원이나 의원에서 맞을 수 있다. 가격은 2만∼2만5000원 정도.

▽합병증 폐렴을 막는 백신=폐렴은 50∼70%가량이 폐렴구균에 의해 발생한다. 이 균은 폐렴뿐만 아니라 패혈증 뇌수막염 중이염 축농증 등의 원인이 된다. 면역력이 약한 노인 환자는 폐렴구균으로 입원할 경우 사망률이 4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폐렴 백신으론 한국MSD의 ‘프로디악스23’과 한국와이어스의 ‘프리베나’가 시중에 나와 있다.

프로디악스23의 접종 대상은 65세 이상 성인과 당뇨병, 폐 질환 등 만성질환자다. 독감 백신과 함께 접종하면 사망 위험률을 50∼80%가량 낮춰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 병의원에서 맞을 수 있으며 가격은 4만 원 정도.

프리베나는 영아 및 소아가 접종 대상이다. 생후 2, 4, 6, 12∼15개월에 접종한다. 프리베나는 폐렴구균에 의해 발생되는 아이의 뇌막염 폐렴 중이염 등을 미리 예방한다. 선진국의 경우 대부분 영유아의 필수 접종 백신이다. 1회 접종에 10만 원 정도.

▽조산아(미숙아)의 모세기관지염 예방=영유아의 폐렴이나 모세기관지염의 주원인이 되는 RS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것이 항체 주사제다. 백신은 몸에서 항체를 만들도록 유도하지만 이 주사제는 외부에서 만들어진 항체를 주입한다.

보통 임신 35주 이하 상태에서 태어난 생후 6개월 이하의 영아 또는 최근 6개월 이내에 폐가 미성숙한 질환인 기관지폐이형성증으로 치료했던 만 2세 미만의 소아가 접종 대상이다. 삼성서울병원이나 서울아산병원 등 전국 40여 개 대학병원급에서 맞을 수 있다. 가격은 66만7000원 또는 115만 원으로 비싸다. 항체를 넣어주는 주사여서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 번씩 맞아야 한다.

▽호흡기 질환 평소 예방법=독감이나 감기를 예방하려면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새벽운동을 삼가고 목욕 뒤 곧바로 차가운 바람을 쐬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한 가족의 감기 전염 경로를 보면 6세 미만의 아동들이 놀이방이나 유치원에서 감염돼 집에서 동생과 부모에게 전염하는 사례가 많다. 따라서 어린 자녀에게 위생 교육을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김세규 교수는 “어른들도 자녀를 위해선 감기가 유행할 땐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되도록 피하고 외출했다 돌아오면 항상 얼굴 손발을 씻고 양치질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건조한 날씨엔 기관지 점막이 손상을 받기 쉽기 때문에 실내 습도를 50∼60%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음료보다는 물을 하루에 8잔 이상 마셔서 몸의 수분을 유지하는 것도 호흡기 질환을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