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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통일부 “포용정책 유지” vs 외교부-국방부 “강한 제재”

입력 | 2006-10-16 03:04:00


북한 핵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와 수위를 놓고 정부 내 이견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확대 검토에 대해 당-정-청은 물론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갈등이 빚어지는 등 핵실험 대책을 두고 여권이 분열하고 있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최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외교통상부와 국방부 등 다른 부처 내에선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두 사업의 축소나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1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문과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사업은 무관한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통일부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 지속 방침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은 두 사업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가는 돈의 사용처를 의심하는 미국과 각을 세우겠다는 것”이라며 “사업 지속 여부에 대한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미국을 설득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대북 제재 수위를 둘러싸고도 청와대 통일부와 다른 외교안보 부처 간 이견의 골이 깊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안보정책실무조정회의 등을 통해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 대북 쌀 차관 제공과 비료 지원 중단 조치를 이미 취했기 때문에 북한을 추가로 제재할 지렛대가 거의 없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추가 제재할 사안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른 정부 외교안보부처에서는 “대북 포용, 유화 정책은 이미 쓸 만큼 썼는데도 북한은 핵실험을 강행했다”며 “오히려 안보리의 결의문 수준을 뛰어넘는 제재를 단행해 북한을 대화의 창구로 끌어들이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이 나온다. 이 경우 미국 등 국제사회의 폭넓은 지지를 얻게 되고 북한의 고립감을 심화시켜 궁극적으로 외교적인 해법이 통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와 통일부엔 남북 간 무력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북한 선박을 직접 수색하거나 나포하는 활동을 하는 PSI의 정식 참여를 반대하는 의견이 주류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들은 “이미 남북해운합의서를 통해 영해를 통과하는 북한 선박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감시가 이뤄지고 있다”며 “PSI에 정식 참여하더라도 아무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