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약 280억 원의 세전(稅前)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KBS가 내년 예산안에 국고보조금 179억 원을 반영해 달라고 방송위원회에 다시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KBS는 5월 ‘2007년도 대외방송 국고보조금’ 예산 179억 원을 신청했지만 방송위는 8월 KBS의 올해 경영 상황, 이익잉여금의 국고 배당 관련 정관 개정, 퇴직금 누진제 폐지 이행 미비 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본보 8월 14일자 A2면 참조▽
▶ KBS 상반기 이익 661억…이래도 보조금 줘야 하나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이 16일 방송위에서 제출받은 ‘2007년도 KBS 대외방송 국고보조금 재심 요청서’에 따르면 KBS는 9월 초 국고보조금 요청 이유를 담은 의견서를 방송위에 냈다.
KBS는 의견서에서 “하반기 광고수입 감소와 제작비 증가, 임금협상 결과에 따라 올해 이익 규모가 줄 것으로 보인다”며 “세전 순이익 가운데 법인세 환급금 372억 원과 국고보조금 104억 원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2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연주 전 사장 등 임원진이 지난해 7월부터 경영 위기 책임을 지고 자진 삭감한 임금 1억여 원을 올해 1월 경영 흑자를 이유로 되돌려줬던 KBS가 몇 달 만에 적자를 내세워 국고보조금을 달라고 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