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6일 북한 핵실험 사태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시민단체들을 향해 “왜 입을 다물고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기회에 반핵 반전을 그렇게 외쳐대던 시민단체에 대해 한마디 하겠다”고 운을 뗀 뒤 “핵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방사성폐기물처분장 건설에 목숨을 걸고 반대했던 그 시민단체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일갈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제 핵이 우리 코앞에 떨어졌고 북한은 심심하면 전쟁 불사를 외치고 있다”며 “정부의 어용관변단체라는 인식에서 나아가 이제는 북한의 어용단체로 의심 받지 않으려면 대오각성하고 국민 앞에 새로운 참회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기준 대변인은 “그동안 핵 문제나 군사 관련 현안이 터질 때마다 어김없이 나타나 극단적인 행동을 보였던 수많은 시민단체가 유독 북한 핵실험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못 내는 이유가 뭐냐”며 “반핵 반전을 모토로 내세우는 시민단체들은 민족의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한 핵실험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전북 부안군 방폐장 유치, 전북 군산시 직도 사격장 자동채점장비 설치, 경기 평택시 미군기지 이전 등의 이슈가 있을 때마다 반핵 반전과 환경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경찰에 물리력으로 맞섰던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