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 ‘골대 징크스’가 있다면 야구엔 ‘펜스 징크스’?
현대가 전날 3차전에 이어 17일 4차전에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펜스를 맞히는 타구가 2개나 나와 땅을 쳤다. 그때마다 병살타가 이어져 좋은 기회가 모두 무산된 것.
첫 번째는 0-3으로 뒤진 2회 1사 1루에서 나왔다. 포수 김동수가 한화 선발 송진우를 상대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린 것이 왼쪽 펜스 끝 부분에 맞고 튀어 나온 것. 홈런성 타구가 1루타에 그쳐 1사 1, 3루, 이어 1사 만루로 이어졌지만 다음에 병살타가 나와 득점 무산.
0-4로 벌어진 4회 선두타자 정성훈도 왼쪽 펜스 위를 맞히는 타구로 1루타에 그쳤고 바로 이어 또다시 병살타가 나왔다. 전날에는 4-5로 뒤진 9회 2사 때 대타 홍원기의 타구가 오른쪽 펜스 위쪽에 맞아 동점 기회를 놓쳤다.
대전구장은 가운데 펜스까지의 거리가 114m로 현대의 홈 수원구장보다 6m 짧지만 양측 펜스는 2m 더 길어 97m다. 만약 수원구장이었다면 세 타구 모두 담장을 넘어갔을지도 모를 일. 그랬다면 승부의 양상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현대는 펜스 징크스 외에도 플레이오프 들어 여러 가지 불운에 시달렸다. 중심 타선인 송지만은 2차전 때 수비하다 왼 손목을 접질려 3차전에 못 나왔고, 4번 타자 서튼은 3차전에서 홈런을 치고 들어오다 홈플레이트 근처의 움푹 파인 곳을 밟는 바람에 발목을 다쳐 4차전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대전=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