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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난 피카소의 ‘꿈’

입력 | 2006-10-19 02:55:00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거물이 억대의 피카소 작품 ‘꿈’(Le R^eve·1932년 작)을 손님들에게 보여 주다가 팔꿈치로 찔러 그림 가운데에 동전만 한 구멍을 내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

이 작품을 소장한 스티브 윈 씨는 이 작품을 회화 작품 사상 최고가인 1억3900만 달러에 예술품 수집가이자 헤지펀드 거물인 스티븐 코언 씨에게 팔 예정이었으나 판매 직전 이 같은 실수를 저질렀다.

피카소가 젊은 연인 마리 테레즈를 그린 ‘꿈’은 올 7월 회화 사상 최고가인 1억3500만 달러에 팔린 구스타프 클림트의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 1’(1907년 작)보다 400만 달러 비싼 것이었다.

윈 씨는 몇 주 전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에서 손님들에게 문제의 작품을 보여 주고 있었다.

현장에 있었던 영화감독 노라 에프런 씨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윈 씨가 손을 올리는 순간 오른쪽 팔꿈치가 캔버스를 뚫고 지나갔다”며 “작품이 찢어지는 끔찍한 소리와 함께 동전만 한 구멍이 생겼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찢어진 부위는 5cm가량으로 알려졌다.

깜짝 놀란 윈 씨는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한번 봐라. 그나마 사고를 친 사람이 나여서 다행”이라고 한탄했다는 것. 그는 주변부 시력에 영향을 미치는 눈병인 색소성 망막염을 앓고 있으며, 말을 할 때 손을 흔드는 습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윈 씨의 대변인은 그림에 동전만 한 구멍이 생기는 바람에 결국 매각을 포기하고 일단 작품을 보수해 계속 소장하기로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