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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핵실험이 증폭시키는 ‘핵개발론 도미노’

입력 | 2006-10-20 03:04:00


북한의 핵실험이 동북아 핵 개발 도미노 현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아소 다로 일본 외상은 그제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이웃 나라가 (핵을) 갖게 됐을 때, (핵 개발을) 검토하는 것도 안 된다. 언급하는 것도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하나의 생각으로서 논의해 두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핵무기의 보유 생산 반입에 반대하는 ‘비핵 3원칙’을 유지하는 정부 노선은 바뀌지 않았다고 했지만 미래의 가능성까지 부인한 것은 아니다. 특히 그의 위상을 고려할 때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

그의 발언은 “핵을 가지면 공격당할 가능성이 줄어들고 반격도 가능하다”는 나카가와 쇼이치 자민당 정조회장의 핵 보유 옹호론에 이어 나왔다. 북한 핵실험이 일본 우익의 핵무장 공론화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앞서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도 지난달 5일 “미일 안보조약이 깨지는 대변동에 대비해 핵 문제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에서도 일부 우익단체와 학자가 핵무장론을 언급하더니 어제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한국도 핵무장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총재는 서울에서 열린 포럼 특강을 통해 ‘북한의 핵 보유가 기정사실화하고 한미동맹 약화와 핵 군비 경쟁 가열로 일본 등 주변국이 핵 개발에 다가서는 조짐이 나타날 경우’를 전제로 “우리도 장기적으로 핵무기 개발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과 국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북핵에 대한 ‘핵 개발 대응론’은 적절치 않다. 문제의 근원인 북한 핵에 대한 관심을 희석시킬 소지가 있다. 한국의 핵 개발론이 일본의 핵무장론을 도와줄 위험도 있다. 지금은 한국과 일본 모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공조 강화로 북핵 폐기에 진력해야 할 때이다. 그런 점에서 한미 양국이 어제 한미군사위원회(MCM)를 통해 북핵에 대비한 미국의 대한(對韓) 핵우산 제공 방침을 재합의하고 구체적 실천 방안을 마련하라고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전략 지침을 하달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