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사회는 프롤레타리아(노동계급)가 지배하는 사회가 아니라 이타주의자들이 지배하는 사회가 될 것입니다.”
서울에서 열린 제7회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방한한 자크 아탈리(사진) 박사가 19일 오후 워커힐호텔에서 최근 국내 번역된 ‘마르크스 평전’(예담)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했다.
‘호모 노마드 유목하는 인간’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프랑스의 석학 아탈리 박사는 이 책에서 현재야말로 마르크스의 진가를 재발견할 수 있는 시대라고 주장했다.
마르크스의 예언은 사회주의가 자본주의를 대체한다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세계화로 상징되는 자본주의의 보편화 이후에 찾아올 그 무엇이라는 것이 아탈리 박사의 주장이다. “50년 이후의 미래는 이타주의로 무장한 새로운 엘리트 집단이 이끌게 될 것입니다. 그 집단은 비정부기구(NGO), 예술가, 과학자(특히 뇌과학자들)로 구성될 것입니다.”
그는 네트워크 경제로의 이행과 정보사회의 도래를 그 근거로 설명했다. 과거의 경제가 희소성(scarcity)을 중시했다면 오늘날 경제에서는 풍부함(abundance)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아탈리 박사는 북핵 문제 해결 방안과 관련해 한국 중국 일본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전폭적 지원 아니면 전폭적 봉쇄 중에서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변화하도록 경제개발을 전폭적으로 도와주거나 북한에 대한 모든 지원을 끊는 것 중 하나를 택해야 합니다. 현재처럼 무작정 기다리는 것은 최악의 선택입니다. 후자를 택할 경우 국제사회가 북한의 재건과 통일에 대한 비용을 지원해야 합니다. 그 비용이 만만치 않겠지만 오히려 전자에 비해 후자가 더 적은 대가를 치르는 것 일 수도 있습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