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8강전을 감상한다. 50기를 맞은 국수전이 새 스타를 내려는가. 8강의 얼굴들이 새롭다. 박영훈 9단-윤현석 8단, 이상훈 9단-원성진 7단, 이희성 7단-윤혁 5단, 윤준상 4단-진시영 2단. 이창호 이후를 대표하는 이세돌 최철한 9단의 이름도, 이창호 이전을 대표하던 조훈현 유창혁 9단의 이름도 안 보인다.
8강 가운데 박영훈 9단만이 타이틀 무대에 들락거리는 인물이다. 낯선 얼굴에는 신선함이 있다. 새로움에 대한 흥분과 조바심. 가을 가뭄 끝 단비를 맞은 듯 국수전 8강의 시작이 이러했다.
‘진드기’ 이희성 7단과 ‘꺽다리’ 윤혁 5단이 마주앉았다. 앉은키가 머리 하나의 차이가 난다. 백 4에 10분, 6에 8분, 흑 9에 12분, 백 10에 다시 10분…. 소비 시간이 이들의 의욕을 대변하고 있다.
우하귀 정석 과정에서 손을 빼고 흑 9로 발 빠르게 좌하귀를 차지하면 백 16까지, 실리 대 세력으로 갈라서게 된다. 몇 수 두지 않았는데 서로 갈 길이 정해졌다. 17, 흑은 이렇게 우변 백세를 견제하고 싶다. 참고도 흑 1로 굳히면 백은 2까지 벌릴 것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