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기업을 유치하더라도 거기서 나오는 세금 대부분은 중앙정부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림대 변용환(경영학) 교수와 강원발전연구원 조계근 선임연구위원 등은 23일 한국세무학회가 발간하는 ‘세무와 회계저널’에 기고한 ‘기업유치로 인한 지방세수 증대효과’라는 논문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논문은 1996년부터 2003년까지 강원 홍천군에 있는 하이트맥주의 조세 납부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 공장에서 낸 세금 중 국세가 전체의 99.78%(1조8093억 원)인 데 비해 도세(道稅)는 0.02%(4억2000만 원), 지방세는 0.2%(36억4670만 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국내 전체 세금에서 국세가 차지하는 비율이 80% 선인 것에 비해 이처럼 지방세 비중이 낮은 것으로 조사된 것은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세원(稅源) 발굴 및 세율 결정 과정에서 자율권을 행사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변 교수 등은 “현재 조세체계로는 지자체가 아무리 열심히 기업을 유치해도 해당 지자체 살림살이에 큰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음을 보여 준다”며 “지방이 비용분담을 하면서도 적정한 수혜를 받지 못하는 조세체계는 시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