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부터 10월 19일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미국, 캐나다, 유럽, 중동 등 21개국 3만km를 횡단하며 독도 홍보 활동을 하고 돌아온 독도라이더들. 왼쪽부터 홍승일 김상균 김영빈 이강석 씨. 김미옥 기자
독도를 지키는 든든한 네 남자가 238일간의 해외 대장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23일 오전 서울 대학로에서 만난 이강석(25·아주대 건축학부 3학년) 김영빈(23·서울대 경제학부 2학년) 김상균(25·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과 4학년) 홍승일(21·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2학년) 씨는 그을린 구릿빛 피부와 환한 미소로 귀국 인사를 대신했다.
3월 2일 출국해 미국 영국 루마니아 터키 중국 등 21개국 총 3만 km를 오토바이로 횡단하고 19일 돌아온 이들은 ‘독도라이더’.
“작년 3월 독도 문제가 불거졌을 때 세계인들에게 독도를 알리는, 최초로 몸으로 뛰는 ‘독도 외교관’이 되고 싶었어요.”
같은 군부대, 대학 동아리 등에서 알게 된 이들은 공동 주최자인 서울흥사단의 도움으로 ‘독도수호 세계횡단 대장정’을 떠나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등으로 번역된 독도 홍보책자와 CD를 배포하고 사물놀이 공연 등 거리 캠페인, 명문 대학과의 세미나, 언론사와의 인터뷰 등 왕성한 ‘독도 바로 알리기’ 운동을 벌였다.
팀의 막내 홍승일 씨는 “세계의 친구들과 독도에 대한 토론을 하면서 독도가 진정 내 마음속으로 들어왔다”며 10월 초 중국 베이징(北京)대 학생들과의 토론을 소개했다.
이 대학 중국 교수들은 이들의 독도 세미나를 민감하게 생각해 세미나실 대여를 허락하지 않았고 갑자기 일정이 취소됐다. 하지만 이들은 교실 앞에서 홍보 포스터를 붙이고 꿋꿋이 기다리다 중국 학생 두세 명을 만나 주변 카페에 들어가 결국 세미나를 성사시켰다.
김상균 씨는 대학노트 네다섯 장에 빼곡히 토론 내용을 받아 적으며 동북공정 등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 중국 학생들의 진지함을 잊지 못했다.
팀의 주장 김영빈 씨에게는 미국 일간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컬’과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찾아온 미국인 처크 씨와 트레버 씨가 오토바이를 정비해 주고 격려해 준 기억이 소중하다. 사물놀이를 하며 길거리 홍보를 펴는 그의 주머니에 말없이 20달러를 넣어준 흑인 여성, 치킨을 사다 손에 들려준 한인 교포 등 모두가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