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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홈]아파트도 디자인 시대

입력 | 2006-10-26 03:00:00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있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주택문화관 ‘래미안 갤러리’. 미술가 한젬마 씨가 디자인을 맡은 이곳은 기존 주택문화관을 아트(art) 하우스의 개념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 삼성물산 건설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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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디자인으로 ‘고객의 눈’을 붙들어라.

내장재와 인테리어 등의 고급화 전략으로 수요자들을 유혹하던 아파트 건설업체들이 더욱 차별화된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이제는 디자인에 승부를 걸고 있다.

아파트 디자인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주부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은 물론 앙드레 김 씨 같은 디자인 전문가의 조언도 받는다. 아파트 1층을 호텔 로비처럼 꾸민 아파트도 있고 한강변에 있는 아파트는 외관에 돛 모양의 디자인을 접목시키기도 했다.

그만그만한 아파트로는 승부할 수 없다고 판단해 독특하고 신선한 디자인으로 아파트 내부, 외부를 꾸며 수요자의 관심을 끌겠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을 찾아라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소비자의 취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주부들을 참여시키는 ‘21세기 위원회’,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디자인 리더스 그룹’, 외부 디자인회사 사장을 임원으로 영입한 ‘디자인마스터 그룹’ 등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이 최근 ‘래미안’ 아파트 디자인에 적용해 입주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아이디어들이 대부분 이들 디자인 연구그룹에서 나왔다.

래미안 아파트에 들어가는 홈오토메이션 단자, 온도조절기, 스위치, 콘센트 등을 똑같은 색깔과 모양으로 만드는 ‘전기제품군 통합디자인’은 디자인마스터 그룹에서 나온 아이디어.

올해 7월 분양한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답십리 래미안’ 모델하우스에 처음 선보인 전기제품군 통합디자인은 모델하우스를 찾은 고객들의 눈길을 끌었다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작년 8월 분양한 서울 양천구 목동의 주상복합아파트 트라팰리스의 실내디자인을 앙드레 김 씨에게 맡긴 것과 강남구 일원동에 있는 주택전시관 ‘래미안 갤러리’의 디자인을 미술가 한젬마 씨에게 의뢰한 것도 이들 디자인 그룹이 제안한 것이다.

호텔 같은 1층 특허 출원

GS건설도 작년 초부터 교수 연구원 등 다양한 건축 디자인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만든 ‘디자인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매달 한 차례 열리는 정기모임은 물론 수시로 열리는 비 정례모임도 사장이 직접 주재한다.

2004년 1월에는 미술, 디자인 관련 전공을 한 직원 11명을 모아 ‘익스테리어 팀’을 만들어 아파트 디자인을 맡겼다. 이 팀은 아파트 주변 조경이나 외관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결실로 GS건설은 올해 7월 호텔 같은 아파트 1층 공간을 내세운 ‘자이안 로비’에 대해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이 디자인은 1층과 2층의 비상계단을 건물 밖에 설치해 1, 2층 공간을 호텔 로비처럼 넓힌 것. 기존 아파트는 비상계단이 차지하는 공간이 많아 1층이 좁고 어둡다는 점에서 착안한 아이디어였다.

또 지난달 분양을 마친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자이 33평형은 부부욕실을 발코니 옆에 배치해 바깥 경치를 즐기며 목욕을 할 수 있는 ‘조망형 욕실’로 꾸몄다.

아파트에 돛을 달아라

지난달 새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를 발표한 현대건설도 디자인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처음 적용하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파트의 측면을 요트의 돛을 연상시키는 모양으로 디자인해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이 회사 홍보실 이성훈 과장은 “8층부터 한강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강을 연상시키는 돛 모양을 디자인에 응용했다”고 설명했다.

쌍용건설은 2003년부터 국민대 디자인대학원과 함께 산학협동으로 아파트 외관디자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를 통해 지역·연령·평형별로 아파트 외관이나 평면을 다양하게 만든 디자인 저작권 13건을 등록할 수 있었다.

건설업체들이 이처럼 디자인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멋진 아파트일수록 지역의 대표 건축물(랜드마크)로 인식되면서 브랜드 홍보효과가 크다고 믿기 때문.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의 박원갑 부사장은 “아파트 시장도 양(量)의 시대에서 질(質)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며 “아파트 디자인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디자인=공성태 기자 coonu@donga.cm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