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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산책]콩가루 ‘선수’…‘러브러브 프라하’

입력 | 2006-10-27 03:00:00

자유분방한 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체코 영화 ‘러브러브 프라하’. 사진 제공 세종커뮤니케이션스


천방지축 자유분방 체코인 모녀가 있다. 번역가인 엄마 야나(시모나 스타소바)는 체코 남자를 싫어하고 외국남자를 좋아하는 멋쟁이 아줌마. 미모의 딸 라우라(주자나 카노초바)도 엄마의 바람기를 이어받았는지 꽂힌 남자는 꼭 자기 것으로 만드는 ‘선수’다. 어느 날 남자친구와 스키장에 놀러 간 라우라는 나이 많지만 은근히 섹시한 올리베르(마레크 바수트)를 만나게 되고 곧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 올리베르는 엄마가 20년 전 ‘너무 촌스러워서’ 차버린 바로 그 남자다.

11월 2일 개봉하는 체코 영화 ‘러브러브 프라하’는 의외로 산뜻한 로맨틱 코미디다. 미용실에 와서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라우라가 미용사에게 들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돼 여자들끼리의 한판 수다 같다.

딸은 엄마의 옛 애인과 사랑에 빠지고 엄마는 놀라지만 곧 스스럼없이 셋이 여행도 간다. 엄마는 엄마대로, 딸은 딸대로 연애하고 섹스하고 그걸 얘기하는 것은 한국 정서로는 이해하기 힘든 ‘콩가루’지만 불쾌할 정도는 아니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가 반복하는 남녀 관계의 전형성도 새롭진 않으나 그냥 가볍게 즐기면 된다.

“내가 잡는 택시는 내 침대행” “공산주의에서 자란 남자는 두 가지가 부족하다. 스타일과 자신감” 등 재기 넘치는 ‘대사발’이 영화의 핵심. “남자는 바람 피워도 되고 여자는 안 되는 것은 수천 년에 걸친 전통”이란 대사처럼 여자의 바람에 더 냉정한 것은 동서고금에 상관없이 똑같나 보다. 체코의 베스트셀러 작가 미할 베에베그흐의 소설 ‘여자들의 이야기’가 원작이다. 18세 이상.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