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시민들 사이에서 정치 이야기가 뒷전으로 밀리고 경제가 화두로 나섰다.
그중에서도 내 집 마련을 비롯한 부동산 관련 내용이 으뜸이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서울 강남에 사는 동료와 인천 연수구에 사는 직원 모두 같은 불만을 토로한다.
특히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 ‘송도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면 인천에 사는 동료들은 높은 분양가 때문에 청약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는 볼멘소리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11월에 분양할 예정인 송도국제도시 포스코 주상복합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가 1400만 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소문에 서민들은 기가 꺾인다.
불과 3년 전에 분양해 입주한 금호, 풍림아파트의 분양가인 600만∼800만 원에 비해 2배 이상 급등한 상태다. 이같이 높은 분양가는 공공택지를 ‘비싼 값에 택지를 사고, 싼값의 아파트 분양가를 제시하는 업체에 택지를 우선적으로 공급한다’는 정부 계획과도 맞지 않는다.
공사장 먼지와 소음 속에서도 ‘송도 아파트 분양권 상담 환영’ ‘급매물 있음’이란 홍보 전단을 붙인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성업 중인 것을 보면 투기 열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서울 등 타지에서 위장 전입한 사례도 이를 뒷받침한다. 인천시민은 들러리로 전락하고 돈 있는 외지인들의 투기장으로 변했다는 말이 실감난다.
명색이 국제도시인데도 직접적인 외자 유치는 여전히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인천시가 미국 포트먼 그룹과 6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우리를 설레게 했던 151층 규모의 쌍둥이 빌딩 건립 계획도 아직 자금 유입이나 착공 시기 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송도 개발 사업자인 포스코와 게일사(社)는 국제도시에 걸맞은 국제 업무용 시설 개발 노력은 외면한 채 민영아파트 등 부동산 개발로 얻어지는 수익에만 매달리고 있다.
이제 정부와 시가 나서 송도국제도시가 당초 계획과 달리 부동산 투기지역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를 잠재워야 한다.
H건설이 경기 파주시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의 분양가를 높게 제시했을 때 파주시가 수차례의 권고를 통해 분양가를 낮춘 것보다 더욱 강력한 정책이 정부와 시 차원에서 나와야 한다.
이승후 재능대 교수 sunbee9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