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우주인 후보가 30명으로 압축됐다.
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7일 “1차 선발자 245명 중 21, 22일 실시된 2차 선발 평가를 거쳐 남자 25명과 여자 5명을 뽑았다”고 밝혔다.
최고령자는 조성욱(49) 중앙대 교수, 최연소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석사과정의 박지영(23·여) 씨다.
교수와 기자, 연구원, 경찰, 군인, 조종사, 외교관 등 선발된 30명의 직업은 다양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김영민(33) 연구원은 “지금까진 현미경으로 미세한 원자 세계를 관찰했으니 이번엔 거대한 우주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국방기술품질원에서 일하고 있는 백윤형(43) 중령은 “체력검사 준비로 체중을 7kg이나 빼느라 힘들었지만 전투기 조종사 출신의 자존심을 지킨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과학전문 잡지인 과학동아의 안형준(28) 기자는 “우주비행사가 되는 과정을 그린 연재만화를 담당하다 실제 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며 “기자로서 배운 순발력과 판단력이 우주인의 임무 수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여성 2차 선발자 5명 중 4명은 젊은 과학도 출신이다. 연말쯤 확정되는 최종 후보 2명 중 1명을 여성으로 선발할 경우 여성 우주인으로 뽑힐 가능성은 5 대 1로 크게 높아졌다.
‘포유류 큐레이터’라는 이색 직업을 가진 안정화(30) 씨는 서울대공원에서 포유동물을 관리하고 사육지침서를 만드는 일을 한다. 안 씨는 “처음엔 부모님이 위험하다며 반대했지만 2차 선발에 합격하자 도전을 허락했다”며 “동굴탐사 경험이 많아 폐쇄 공간이나 어둠에 대한 두려움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KAIST 디지털나노구동연구단의 이소연(28) 연구원은 태권도 공인 3단에 KAIST 여자 팔씨름대회 챔피언이기도 하다. 이 씨는 “어릴 적 본 공상과학만화 속 우주선에는 항상 미모의 여자 박사가 타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2차 선발자 30명은 3개조로 나뉘어 충북 청주시 공군항공우주의료원에서 31일부터 다음 달 16일 사이에 3박 4일 동안 합숙하면서 10명을 가리는 3차 선발평가를 받게 된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