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호주 3국이 북핵 문제 등에 긴밀히 협력하기 위해 내년 1월8일부터 이틀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3자 각료급 전략대화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28일 보도했다.
▽북핵 해결 우선 목적=이 전략대화에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외상,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외무장관이 참석한다.
북한의 6자회담 조기 복귀를 촉구하고 유엔의 제재 결의 이행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이란의 핵개발 문제, 중국의 군사동향 등에도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북한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공동대응을 선언하는 3자성명도 발표할 계획이다.
3자 각료급 전략대화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급부상하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지역의 안전보장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기 위한 목적으로 창설됐다. 3월 호주 시드니에서 첫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호주의 미일 협조=최근 미국과 일본의 국제 전략에 적극 참여하는 호주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호주는 북한이 핵실험을 한 바로 다음날 북한 주민의 입국을 금지했고 며칠 뒤 북한선박의 입항도 금지하는 등 일본에 버금갈 정도로 대북 제재에 앞장서왔다.
호주는 또 30일 페르시아만에서 시작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훈련에서 군함과 항공기 등을 투입한 6개국 중 하나다.
호주를 방문중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유엔의 대북 제재대상이 확정되면 호주가 이를 실행하는 군사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29일 밝혔다. 그는 이날 시드니연구소가 주최한 공개 포럼에서 "제제가 실행되면 호주는 아시아 지역에서 질서를 유지하는 실제 능력을 가졌다"면서 신뢰감을 표했다.
미국의 노선에 협조하는 호주의 행태는 이라크 전쟁 파병 때에도 확실히 부각됐다.
▽중국 포위 가속화=미-일-호 전략대화라는 구도 자체가 사실상 중국 견제용이라는 점에서 중국의 반응이 주목된다.
일본 정부는 2004년 12월 각료회의에서 통과된 '신방위계획대강'에 처음 '중국 위협론'을 수록한 바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자신의 정책구상 '아름다운 나라로'에서 미국, 호주와 더불어 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하는 인도를 포함한 4개국 전략대화를 추진하겠다고 공약했을 때도 이것이 대 중국 견제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이번 미-일-호 전략대화가 북핵 해법을 둘러싸고 실천 상에서 견해차를 보이고 있는 중국과 이들 3국간의 대립선을 더 확실히 긋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눈길이 적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