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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나라 흔드는 세력 속에 활개친 ‘간첩 그림자’

입력 | 2006-10-30 03:00:00


‘일심회’는 한마음으로 김정일 위원장을 모시자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핵심인 장민호 씨는 남한 정보를 북에 보고하는 차원을 넘어 북의 지령대로 남한 사회를 뒤집으려 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햇볕’이 북은 못 녹이고, 거꾸로 남을 녹이는 북의 공작을 도와준 셈이다.

일심회 회원인 최기영 민주노동당 사무부총장은 평택 미군기지 반대 시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북한의 핵실험 이후 대북 제재에 반대하는 성명 발표와 시위에 관여했다. 북한 공작원과 접촉한 혐의를 받는 몇몇 시민단체도 ‘여중생 추모’ 시위부터 평택 시위까지 반미 시위와 선전선동에 빠지지 않았다. 평택 시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시위, 북핵 두둔 집회 등에서 노골적으로 친북 반미를 외친 사람들 가운데 얼마가 이들과 연계돼 있는지 알 수 없다.

장 씨는 최 사무부총장에게 서울시장 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고, 윤광웅 국방장관 해임건의안을 무산시키라는 지령도 내렸다고 한다. 이 지령이 민노당의 윤 장관 해임 반대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다. 아무튼 북한이 간첩혐의자 등을 통해 국내 정치공작을 꾀해 왔음이 드러났다.

최 부총장은 간첩 혐의로 체포되기 전날 국가정보원 앞에서 민노당원 20여 명과 함께 수사 중단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노무현 정권 집권 후 국가보안법 폐지와 공안기관 무장해제에 혈안이 된 세력이 날뛰더니 간첩활동 혐의자가 간첩사건 수사를 중단하라고 국정원 앞에서 시위를 하기에 이르렀다.

일심회 관련 혐의를 받고 있는 삼민투와 전대협 출신 386들은 현 정부 출범 후 정치권과 정부의 안방을 차지하다시피 했다. ‘386 간첩단’ 사건을 발표한 국정원은 정치권 386으로부터 유무형의 압력을 받고 있다고 한다. 김승규 원장이 수사 발표 직후 사의(辭意)를 표하고 노 대통령이 즉각 수용하기로 한 것도 석연치 않다.

국정원장 퇴진으로 간첩사건 수사가 위축된다면 이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이 ‘한김모(한마음으로 김정일을 모시는 사람들)’의 세상이 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