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 주 노포크에 사는 미셸 리 씨는 제약회사의 행정사무직원이었다. 세 아들을 둔 리 씨는 근무시간을 더 유연하게 조정하고 싶었지만 상사가 허락해주지 않았다. 그는 "이런 식이라면 차라리 회사를 그만두는 편이 더 낫겠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여성들의 직장 이탈이 증가한 이유가 유연성 없는 직장과 노동시장의 약화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해스팅스 캘리포니아대 '워크라이프(WorkLife) 법 센터'의 조사에서 86%의 여성이 퇴직 결심의 주된 이유로 '유연성 없는 직장'을 꼽았다.
이 법 센터를 이끄는 조안 윌리엄스 씨는 특히 여성의 퇴직을 다룬 언론보도가 미국 여성 인구의 8%에 불과한 고소득 전문직에 주로 초점을 맞춘 결과 여성의 퇴직을 '선택의 문제'로만 보게 한다고 꼬집었다.
실상은 경직된 직장 문화, 지원 부족, 자녀를 둔 어머니에 대한 편견이 여성을 회사 밖으로 몰아 부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놓고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2003년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미국의 '잘 나가던' 직장여성들의 '퇴직 혁명(opt-out revolution)'은 신화에 불과하다고 30일 보도했다.
또 미 워싱턴의 '경제 및 정책 연구센터'는 2001~2005년 여성의 노동참가율이 떨어진 이유는 경기둔화로 노동시장이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퇴직 혁명'의 저자 셰리 설리번 씨는 직장인들이 기존의 지원제도를 이용하기 꺼려한다고 말했다.
여성 직장인들은 "육아휴직 기간을 모두 쓰면 헌신도가 떨어지고 쓸만하지 않다는 인상을 회사에 줄까봐 걱정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문은 맞벌이 부부를 위해 유급 휴직, 유급 병가, 야근 제한, 질 높고 적절한 가격의 육아 서비스, 유연한 직장문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