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자(일본의 조직폭력단)는 사양합니다.”
일본 도쿄(東京)증권거래소가 경찰과 연계해 증권시장에서 폭력단과 테러조직 등 반사회적인 세력을 추방하기로 했다.
3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는 이르면 올해 안에 상장기업의 임원과 대주주에 관한 정보를 경찰청의 반사회 세력 정보와 대조하는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정보조회 결과 야쿠자와 접촉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기업은 주식의 신규 상장을 금지하고 나아가 상장을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보조회 대상에는 도쿄증시 1, 2부와 머더스(신흥기업시장)에 신규 상장을 신청한 기업은 물론 기존 상장기업도 포함된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야쿠자와의 유착 관계가 드러나 상장이 거부되거나 폐지된 기업이 다른 지역의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오사카(大阪)증권거래소나 나고야(名古屋)증권거래소 등에도 연계를 요청하기로 했다.
또 야쿠자의 자금세탁 감시활동을 하고 있는 일본증권업협회와도 공조할 계획이다.
도쿄증권거래소의 이번 조치는 일부 기업이 야쿠자와 유착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2000년 10월 머더스에서는 야쿠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의심받던 상장 1호 기업의 전 사장이 감금폭행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바 있다. 올해 5월에는 도쿄증시 2부에 상장된 원룸맨션업체의 전 사장이 야쿠자의 부정 등기사건에 관련된 혐의로 구속됐다.
이 밖에도 야쿠자들이 증권회사 창구에서 가차명계좌를 수백 개씩 만들어 자금세탁에 악용하는 사례가 수시로 적발되고 있다.
현재 일본에는 야마구치구미(山口組)를 포함한 21개 단체가 폭력단으로 지정돼 있으며 이들 단체의 정식 회원만 해도 4만 명이 넘는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