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처음 입문해 15년간 마라톤 풀코스를 21번 완주한 ‘철녀’. 각종 대회 우승만 9번. 그래도 그의 도전은 끝이 없다.
한국 여자 마라톤의 큰언니 윤선숙(34·강원도청·사진). 그는 29일 열린 조선일보 춘천마라톤대회 여자부에서 2시간 36분 04초로 대회 7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2001 동아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32분 09초로 개인 최고 기록이자 역대 8위 기록으로 정상에 오른 것을 포함해 통산 9번째 우승.
국내 마라톤 선수들의 추세로 보면 벌써 은퇴했어야 할 나이. 그러나 윤선숙은 “나를 넘어서 한국 기록을 깰 선수가 나올 때까지 계속 달리겠다”며 오히려 각오를 새롭게 했다.
윤선숙은 요즘은 후배들을 위해 달린다. 힘들다고 곧바로 포기하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겠다며 이를 악물고 달리고 있다.
“솔직히 마라톤은 힘들어요. 준비하는 과정도 어렵고 출발해서 결승선에 들어올 때까지 피를 말리거든요. 그래서 후배들이 하지 않으려는 것은 이해해요. 하지만 제대로 한번 해 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후배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땀 흘린 만큼 보람도 크거든요.”
윤선숙은 플레잉 코치라 선수들과 함께 달린다. 그래서 더 솔선수범을 보인다. 하루 24시간 마라톤 생각만 해도 모자랄 정도. 5월 24일부터 4개월간 미국 앨버커키에서 열린 고지대 지옥훈련도 누구보다 열심히 소화했다.
매일 1시간 30분에서 2시간씩 근지구력을 강화하기 위해 열린 서키트 트레이닝을 한 차례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러자 뒷심이 좋아졌다. 29일 이선영(22·강원육상연맹·2시간 36분 27초)을 막판 뒤집기로 제치고 우승한 것도 이 때문. 최선근 강원도청 감독은 “(윤)선숙이가 전성기 때의 파워를 되찾은 것 같다”고 표현했다.
윤선숙의 다음 목표는 2007 서울국제마라톤.
“동계훈련을 잘해서 후배들에게 꼭 좋은 모습 보이겠습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