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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찍고 뉴욕찍고 애틀랜타!…집값-물가 싸 ‘기회의 땅’으로

입력 | 2006-10-31 03:32:00

미국 애틀랜타로 한국인 이민자들이 몰리고 있다. 한인 인구가 유입되면서 한인 사회도 커져 가고 있다. 애틀랜타의 한 상가 건물 간판이 한글로 가득하다. 애틀랜타=공종식 특파원


한국에서 은행원으로 일하던 김민수(40) 씨는 미국 이민을 결심하고 2004년 미국 주요 도시들을 꼼꼼하게 답사했다.

그가 최종 목적지로 선택한 곳은 한인들이 많이 가는 로스앤젤레스나 뉴욕이 아니라 남부 조지아 주(州)에 있는 애틀랜타였다.

김 씨는 “물가가 싸고 한인들이 적어 경쟁이 덜 치열할 것으로 봤기 때문에 애틀랜타행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 가져온 돈으로 집을 산 뒤 남는 돈 30만 달러를 주고 주유소를 사들였다. 이민 3년째인 요즘은 이민생활도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들어섰다.

애틀랜타에 한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한국에서 오는 이민자는 물론이고 뉴욕 등 다른 지역에서 이미 살고 있던 재미교포들도 애틀랜타로 이주해 정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 가격을 비롯한 싼 물가. 애틀랜타 글로벌브로커에서 부동산 전문인으로 일하고 있는 정인상 씨는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에서 80만∼90만 달러(약 7억6000만∼8억5000만 원)를 줘야 구입할 수 있는 크기의 집을 여기에서는 40만 달러 안팎이면 살 수 있다”며 “갖고 있던 집을 팔고 애틀랜타에 집을 산 뒤 남는 돈으로 사업을 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애틀랜타 시 자체도 미국 전체에서 인구 유입이 늘어나며 성장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한인인구 유입이 늘어나는 측면도 있다.

2000년 미국 인구통계국이 작성한 통계에 따르면 애틀랜타가 속한 조지아 주에 살고 있는 한인교포는 2만8745명이었다. 미국에서 주별로는 10번째. 그 뒤 5년 사이에 인구 유입이 급증하면서 이미 몇 년 전 5만 명을 돌파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추산이다. 애틀랜타한인회(회장 박영섭)도 애틀랜타 일대에 살고 있는 한인 인구를 10만 명 안팎으로 추산했다.

한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이민사회의 중심역할을 하는 교회 신도 수도 팽창을 계속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애틀랜타 연합장로교회는 매주 새 신도가 밀려들어 예배가 끝나고 주차장을 빠져나가려면 30분 이상이 걸릴 정도다.

한인들의 부동산 매입도 크게 늘었다. 이곳 한인들도 다른 지역처럼 세탁소, 식품점 등 자영업을 많이 하고 있지만 흑인들 대상의 미용용품 가게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한편 한인들이 최근 급격하게 유입되면서 한인 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묻지 마 애틀랜타 이민’은 경계해야 한다고 현지 교포들은 전했다.

애틀랜타=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