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주자 '빅 3'는 31일 열린우리당이 최근 '통합신당론'과 '재창당론' 등 정계개편 방안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는 데 대해 "의미 없는 이합집산"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들은 그렇지만 내심으로는 한나라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대선 구도가 열린우리당의 '판 흔들기'에 의해 지각변동을 일으키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박근혜 전 대표는 "정계개편이란 표현은 옳지 않다"며 "집권여당이 국민의 신뢰를 완전히 잃어서 문을 닫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정책대결로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빠져나가는 것은 있을 수 있으나 선거를 앞두고 득표를 위해 인위적으로 정계개편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측은 "논평할 가치조차 못 느낀다"며 "무엇을 위한 정계개편인 지 알 수 없고, 정치개혁이 필요한 시점에 나쁜 정치를 그대로 두고 이합집산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빅 3'는 최근 국가정보원이 수사 중인 이른바 간첩단 사건에 대해서도 대선 등 각종 선거개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 전 시장측은 "전례를 볼 때 북한 정권이 집단적으로 우리 선거에 개입하거나 자신의 구미에 맞는 후보가 당선되도록 영향을 미치려 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 모두 철저히 대비해야 하고 그런 시도가 일어날 때는 강력 대응해 북한의 불순한 공작이 발붙일 소지를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간첩단 사건은 한점 의혹 없이 철저히 수사해 국민 앞에 전모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고, 손학규 전 지사는 "이런 일이 터지면 수사기관의 발표를 지켜봐야지 정치권이 거기에 영향을 미칠 듯 감 놔라, 배 놔라 할 일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