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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제 부채춤에 반했나봐요”

입력 | 2006-11-01 03:03:00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 기념공연 무대에 서는 국립무용단 주역 무용수 김미애 씨. 김미옥 기자


국립무용단의 간판 무용수 김미애(34) 씨가 세계 무대로 도약한다.

김 씨는 다음 달 1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 기념공연에서 주역으로 출연한다. 그는 5일 공연되는 ‘아시아의 시선’에 4명의 주역 무용수 중 1명으로 초청돼 두 차례 무대에 선다.

아시아의 시선은 군무까지 모두 44명이 출연하는 1시간 남짓한 작품. 세계 3대 발레단인 프랑스 파리 오페라발레의 에투알(최고 등급 무용수·프랑스어로 ‘별’이라는 뜻)이자 국제적인 안무가인 카데르 벨라르비 씨가 총감독을 맡았다.

“제 춤을 한번 보고 싶다고 해서 6월쯤 전통춤부터 창작춤까지 그동안 제가 한 공연을 25분 분량으로 편집해서 보냈더니 출연해 달라고 연락이 왔어요. 무척이나 기뻤지만 국립무용단의 공연과 일정이 겹쳐 거절할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벨라르비 씨는 8월경 김 씨의 연인인 김용걸(파리 오페라발레 솔리스트) 씨를 통해 “(당신의) 동양적 움직임과 선이 아주 마음에 들어 다른 무용수는 떠오르지 않는다”며 재차 초청 의사를 표했다. 다행히 국립무용단 공연 일정이 당겨지면서 그는 출연할 수 있게 됐다.

“부채를 들고 춤추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나 봐요. 안무에 필요하다며 한국 부채를 보내 달라고 해서 보내 줬더니 얼마 전 7개를 더 보내 달라고 연락이 왔어요. 한국 부채춤을 이용한 안무를 구상하나 봅니다.”

이번에 그와 함께 무대에 서는 주역 무용수 중에는 파리 오페라발레의 에투알 발레리나인 마리 아그네스 지요도 포함돼 있다. 에투알이 되는 것은 말 그대로 하늘에 있는 별을 따는 것만큼 어렵다. 김용걸 씨는 통화에서 “나는 ‘레벨’이 달라 아직 에투알과 춤을 춰 본 적이 없는데…. 에투알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건 정말 굉장한 일이죠” 하며 은근히 연인 자랑도 내비쳤다.

무용계 스타 커플인 두 사람은 9년간의 연애 끝에 내년 1월 14일 부산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아이는 생기는 대로 바로 낳을 생각”이라는 김 씨에게 “(임신하면) 최소 1년 이상 춤을 못 출 텐데 무용수로서 고민은 없느냐”고 묻자 경쾌하게 말했다. “하나를 잃으면 또 다른 걸 얻지 않을까요? 아이를 통해 또 다른 세계가 열리겠죠.”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